'최소 5조 투자'…LG에너지솔루션, 美배터리 사업 더 키운다

입력 2021-03-12 08:15
수정 2021-03-12 08:17

LG에너지솔루션이 4년 내 미국에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배터리 생산공장을 새로 짓는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그린뉴딜 및 친환경 정책에 따른 전기차 전환 가속화에 맞춰 선제적 투자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12일 LG에너지솔루션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오는 2025년까지 미국에 독자적으로 2곳 이상의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제네럴모터스(GM)과의 합작법인 2공장 투자도 올 상반기 중 결정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를 통해 미국에만 독자적으로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미시간 공장(5GWh)에 더하면 총 75GWh의 생산 능력을 미국에서 갖추게 된다.

특히 그간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해왔던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에 최근 급성장하는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제2의 테슬라를 꿈꾸는 로즈타운모터스, 프로테라 등이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파우치 배터리에 더해 원통형 배터리까지 추가해 미국내에서 차별화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 공장은 한국과 중국에만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 상반기까지 최소 2곳 이상의 후보지를 선정한 뒤 본격적인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후보지는 아직 미정이나, 이번 투자계획 발표를 시작으로 부지 물색에 나설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협력업체 동반 진출 및 현지화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연구개발(R&D)부터 제품 개발 및 생산뿐만 아니라 원재료 조달에 이르기까지 미국 내에서 차별화된 안정적 공급망 체계를 갖추는데 주력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의 그린뉴딜 및 친환경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 스스로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을 건설하는 '그린필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2000년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연구소를 설립해 20년 이상 현지 투자를 진행했다. 2012년에는 미시간주 홀랜드에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주요 완성차 업체 3곳(GM, 포드, 크라이슬러)을 고객으로 확보한 유일한 배터리 업체다.

미국 직접 고용 인원은 총 65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이번 투자로 70GWh 생산 능력을 추가로 확보하면 앞으로 직접 고용 인원은 4000여명, 공장 건설 기간 중 투입 인력 6000여명 등 1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진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 공장에 1400명, 오하이주 GM합작공장에 1100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 건설할 신규 공장은 100% 신재생 에너지로만 운영하는 그린 팩토리로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앞 미시간 배터리 공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그린 팩토리로 전환했다.

한편 GM과의 합작공장 추가 투자는 상반기 중 구체적인 규모와 부지를 확정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오하이오주에 35GWh 규모로 1공장인 '얼티엄 셀즈' 건설 중이며, 2공장 규모도 1공장과 비슷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 합작법인 1·2공장을 모두 갖추면 총 14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미국에서 갖추게 될 전망이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미국의 그린뉴딜 정책은 전기차 시장은 물론 ESS 시장의 성장을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며 "배터리 생산 능력을 선제 확보하고 안정적인 공급망 체계를 구축해 미국 전기차·ESS 시장에서 최고의 파트너로서 그린뉴딜 정책 성공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