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긴급사태 재연장에도 확진자 안 줄어…사흘 연속 1000명대

입력 2021-03-12 07:44
수정 2021-03-12 07:48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수도권 지역의 긴급사태 재연장 조치에도 도리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NHK 방송에 따르면 전날 일본 전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319명이다.

수도권 지역의 긴급사태가 연장된 지난 8일 전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600명까지 떨어졌지만, 9일 1128명, 10일 1316명에 이어 전날 1319명까지 오르며 사흘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도쿄 지역에선 전날 335명이 신규 감염되면서 주간 단위 일평균 신규 감염자가 직전 주의 101.5%를 기록했다. 사이타마와 지바현에서도 확산세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전날 긴급사태가 발효된 도쿄도, 가나가와·사이타마·지바현 등 수도권 1도·3현에서만 신규 확진자의 54%(708명)가 나왔다.

긴급사태를 재연장에도 불구하고 신규 확진자가 줄지 않는 것은 긴급사태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위치정보 빅데이터 업체인 '아구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 연장을 결정한 다음 날인 지난 6일 낮 시간대(오전 6시~오후 6시) 인파가 직전 4주 동안의 주말·공휴일 평균치와 비교해 도쿄역 부근에선 12%,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부근과 요코하마역 부근에선 8%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밤 시간대에도 시부야 교차로 부근에선 22%, 요코하마역 부근에선 14%, 도쿄역 부근에선 10% 정도 인파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수도권 지역의 긴급사태가 재연장된 기간, 감염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전망에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됐던 이유다.

확진자가 줄지 않는 만큼 오는 21일로 연장된 수도권 지역의 긴급사태 해제 여부를 두고 일본 정부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 1월 8일을 기해 한 달 시한으로 수도권 4개 광역지역에 긴급사태를 우선 발효했다. 이후 오사카 등 다른 7개 지역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긴급사태는 전체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47곳 가운데 11곳에 선포됐다. 이중 도치기현을 뺀 10곳만 이달 7일까지로 긴급사태가 한 달 더 연장됐다.

그러나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감소세가 뚜렷해지자 긴급사태는 지난 1일 자로 조기 해제됐다. 당초 스가 총리는 수도권 지역의 긴급사태도 1차 연장 시한에 맞춰 해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늘면서 또다시 2주 연장을 결정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