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10일(11:0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의 신용도가 위태롭다. 실적 회복 수준이 미약하거나 추가적인 비경상 손실이 발생하면 신용도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국내 신용평가사의 경고가 나와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0일 삼성중공업의 시추설비 계약 해지 소송 패소 관련 "재무안정성의 추세적 저하 여부를 판단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8일 스웨덴 스테나와 시추설비 건조계약 해지 소송에서 패소해 4632억원을 반환하라는 결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 스테나와 시추설비 1척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2016년 3월 인도하기로 했지만 선주사의 잦은 설계 변경과 다수의 요구사항으로 일정이 지연됐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중재와 관련 지난해까지 1925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했다. 이번 소송 패소로 2877억원의 추가 충당금 설정이 불가피해졌다. 관련 손실은 지난해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삼성중공업의 잠정 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7% 감소한 6조8603억원이다. 영업손실 7664억원, 순손실 1조2029억원이다. 이번 소송 패소에 따른 추가 손실 인식으로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는 각각 1조541억원, 1조4927억원으로 확대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조선 산업 내 공급 과잉 구조가 지속되면서 상선 부문의 수익성이 과거에 비해 저하됐다"며 "이 가운데 해양 부문 주요 프로젝트에서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고 인도 지연과 계약 취소가 나타나며 최근 영업수익성이 저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경상적 손실이 영업수익성 회복을 제한하고 있다"며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등 자구안을 적극 실행하고 있지만 중단기적으로 저조한 영업수익성과 현금흐름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소송 패소 관련 자금을 보유 현금성 자산으로 대응할 것으로 파악됐다. 보유하고 있는 시추설비의 재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라 최대 1조원 수준의 추가 현금성 자산 확보도 가능할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계열의 지원 가능성을 바탕으로 재무적 완충능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인정된다"면서도 "실적 회복 수준이 미약하거나 추가적인 비경상 손실 발생으로 재무안정성의 추세적인 저하 양상이 지속되면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삼성중공업의 단기 신용등급으로 A3+를 부여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