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69·사진)이 취임 일성으로 KLPGA 투어의 세계화를 제시했다. ‘KLPGA판 아시아 스윙(순회 경기)’을 꾸려 인도네시아, 대만,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 대회를 열겠다는 복안이다.
김 회장은 11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KLPGA를 2025년까지 세계 2대 투어로 성장시키려면 투어의 세계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지난해 만든 아시아골프리더스포럼(AGLF)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대만,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 국내 선수들이 뛸 수 있는 대회를 열어 KLPGA 투어의 저변을 아시아 투어로 넓히겠다”고 말했다. AGLF에는 다수의 아시아 국가 골프협회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 대한골프협회(KGA), KLPGA 등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김 회장은 이날 열린 KLPGA 정기총회에서 제14대 회장에 추대됐다. 임기는 2025년 3월까지 4년이다. 경남고와 성균관대를 나온 김 회장은 1991년 하나은행에 입행해 하나대투증권 사장(2006년)과 하나은행장(2008년)을 거쳐 2012년부터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는 KLPGA 투어가 국내를 넘어 진정한 아시아 골프 허브로 도약하고 세계로 나가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며 “한국여자프로골프가 아시아 및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올해 예정된 모든 투어 대회가 열릴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는 “현재 상태로는 모든 대회가 다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철저한 방역 시스템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 없이 대회를 잘 치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1부 투어가 잘 되려면 2부, 3부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현재 2, 3부 투어 일정이 나와 있지 않다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대회 수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원들의 복리후생도 개선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협회를 살펴보면 연금제도가 없는 등 회원들을 위한 복리후생이 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중계권뿐 아니라 KLPGA라는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 사업을 발굴해 정회원은 물론 준회원도 회비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