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일본 정부가 미국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병으로 7회 접종할 수 있는 주사기를 자국 업체가 양산한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이러한 특수 주사기 확보에 실패하면서 백신 접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일 닛케이에 따르면 도쿄에 본사를 둔 의료기기업체 데루모는 1병으로 7회 접종이 가능한 주사기를 이달 말부터 대량 생산해 내년 3월까지 약 2000만개를 공급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데루모 주사기의 제조·판매를 5일 승인했으며 생산된 제품을 전량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화이자 백신 1병은 희석용 생리식염수를 포함해 약 2.25㎖(밀리리터)이고 1회 접종에 약 0.3㎖가 필요하다. 데루모의 주사기는 피스톤과 실린더 사이에 백신이 거의 남지 않도록 설계해 1병으로 7회 접종이 가능하다고 닛케이의 전언이다.
데루모의 주사기는 2009년 인플루엔자 백신용으로 개발한 피하 주사기를 개량한 모델이며 주사기 안에 남는 액체의 양이 기존에 내놓았던 특수 주사기의 약 15분의 1 수준인 0.002㎖ 수준이다.
5회 접종 주사기의 경우 1회 접종당 약 0.1㎖가, 6회 접종 주사기의 경우 0.05㎖가 허비된다.
데루모의 주사기는 근육 주사에 적합하도록 바늘도 길게 설계됐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근육주사를 하게 돼 있다.
하지만 이 주사기는 바늘이 짧기 때문에 접종 대상자의 피하지방 두께를 초음파 검사로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주사기 수요가 갑자기 증가할 경우 당뇨 환자가 사용할 주사기가 부족해지는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17일 의료진을 시작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에 들어갔다. 특히 일본 정부는 올해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기 위해 신속한 전국민 백신 접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전날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도쿄 올림픽를 관중 없이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