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사태와 관련해 “게임의 룰조차 조작되고 있어서 (젊은이들에게) 아예 승산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가 정치적 활동을 곧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측근들은 당분간 공식적인 대외 활동을 하진 않고 4·7 보궐선거 이후에나 움직임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 전 총장 측 한 관계자는 10일 윤 전 총장이 공보 담당자를 선임하고 더욱 체계적으로 SNS를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란 일각의 관측에 대해 “현재로서는 3~4월에 특별한 활동을 할 계획이 없어 공보 활동의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저술이나 강연을 통해 메시지를 낼 것이란 관측에 대해서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은 일관되게 주장했던 검찰개혁을 포함한 법치주의 질서에 관해 종합적인 입장을 정리할 계획은 갖고 있다”며 “지금 당장의 일은 아니다. 강연활동이나 기타 외부적 활동도 3~4월 중에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대신 징계취소소송 마무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추미애 전 장관이 이끄는 법무부로부터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고, 이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윤 전 총장 측은 징계의 부당성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취하 없이 끝까지 다툰다는 입장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도 한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LH 사태’와 관련한 사실상 정치적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게임의 룰조차 조작되고 있다”며 “청년들이 공정한 경쟁을 믿지 못하면 이 나라의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고 해당 언론은 보도했다.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지휘해온 윤 전 총장이 ‘공정’이란 가치를 향후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삼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시행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9.0%를 기록, 이재명 경기지사(24.6%)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3.9%)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