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 기업인, 내달부터 코로나 백신 맞는다

입력 2021-03-10 17:49
수정 2021-03-11 00:44
출장 목적으로 3개월가량 해외에 나가는 기업인이나 공무원은 오는 17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신청할 수 있다. 건강한 일반인의 백신 접종 시점이 올 3분기인 만큼 이들은 3개월 이상 앞당겨 백신을 맞는 셈이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은 필수 활동 목적으로 해외를 방문하는 사람을 위해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 시행 절차를 마련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중요한 경제활동을 위해 출국하는 기업인은 물론 국방·외교 등 국익에 직접 영향을 주는 공무상 출장자, 공익 목적의 출국자 등은 해외 방문 기간이 3개월 내외라면 백신 접종을 신청할 수 있다. 해외 파병 장병, 올림픽 참가자 등도 포함된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해외 출장을 떠나야 하는 기업인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하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우선 접종 예외규정에 따라 기업인, 공무원 등이 백신 접종을 신청하면 해외 방문을 올 8월 이후로 연기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8월 전에 출국해야 한다면 방문 예정 국가나 기관에서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거나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한 지역을 방문하는지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관련 부처나 기업인 출입국 종합지원센터를 통해 신청하면 관할 부처 심사, 질병청 승인을 거쳐 거주지나 근무지 관할 보건소 등에서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접종 후 국·영문 증명서가 발급된다. 1차 접종 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8~12주, 화이자 백신은 3주 지나 2차 접종해야 면역이 형성되기 때문에 신청 후 접종을 마칠 때까지 두 달 정도 걸릴 것으로 방역당국은 예상했다.

홍정익 추진단 예방접종기획팀장은 “최종 승인이 이뤄지면 개인에게 접종 사항을 알릴 것”이라며 “17일 첫 신청자가 이달 안에 1차 접종을 할 수 있는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달 안에 백신 접종이 이뤄질지는 불확실하지만 늦어도 다음달에는 접종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전반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 방안도 마련됐다. 1차 접종자의 두 번째 접종을 위해 비축한 백신을 1차 접종 물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양동교 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2차분이 들어와 있거나 들어오는 일정이 명백하다면 새 백신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겠다”고 했다. 8주 뒤 두 번째 백신을 맞도록 돼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간격은 최대 12주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백신은 12주 간격으로 맞을 때 효과가 가장 좋다는 연구 결과 등을 반영한 것이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지난 9일 하루 470명 늘었다. 백신 접종자는 6만662명 늘어 모두 44만6941명이다. 국내 인구(5182만 명) 대비 접종률은 0.86%다.

이지현/강경민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