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미국에 맞서 '달 정거장' 함께 만든다

입력 2021-03-10 13:57
수정 2021-03-10 14:04
중국과 러시아가 달 연구를 위한 우주정거장을 함께 세우기로 했다. 라이벌인 미국의 '게이트웨이' 우주정거장 프로그램에 대항하기 위해 양국이 손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10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항천국(CNSA)과 러시아우주공사(로스코모스)는 전날 국제 달 연구 정거장 건설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화상 연결 방식으로 체결했다.

러시아우주공사는 "달 표면이나 달 궤도에 만들어지는 종합적 실험·연구시설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할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항천국 측도 이 정거장이 달 탐사와 이용, 달 기반 관측, 기초과학 실험 등을 포함한 장기적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달 연구 정거장 건설 로드맵을 만들고 이 프로젝트의 계획과 설계, 제작, 실행, 운영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국제 우주과학계에 이 프로젝트를 알리기로 했다. 또 달 연구 정거장을 관심 있는 모든 국가와 국제 파트너에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두 나라의 양해각서 체결은 세계 최초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는 등 우주탐사를 주도하던 옛 소련의 영광을 되살리려는 러시아와 우주 굴기의 꿈을 실현해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달 탐사를 포함한 강대국 간의 우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무인 달 탐사선 '창어5호'를 보내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달 표면에서 채취한 암석을 지구로 가져온 3번째 나라가 됐다.

미국의 주도로 일본과 영국, 호주 등 8개국이 달 탐사에 협력하는 내용의 아르테미스 국제협정이 지난해 10월 체결됐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이 협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2024년까지 달에 우주인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은 이 계획의 일환으로 달 궤도에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를 건설할 계획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