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만2000가구 쏟아진다…'봄 분양' 설레는 실수요자

입력 2021-03-10 16:17
수정 2021-03-10 16:18

이달 전국에서 새 아파트 5만2000가구가 청약을 받는다. 5년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이 쏟아져 실수요자의 선택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제도 변화가 많아 청약 전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일부 아파트는 거주의무 요건이 적용돼 준공 직후부터 분양자가 직접 거주해야 한다. 이 같은 단지는 세입자를 들일 수 없어 자금 조달 계획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 ‘벚꽃 분양’ 활짝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84개 단지, 6만6162가구가 공급된다. 이 가운데 재개발·재건축 조합원분을 제외한 일반분양만 5만2625가구에 달한다. 최근 5년 만에 3월 분양 물량 중 최대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1만1652가구가 청약을 받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 1만9946가구로 가장 많다. 지방 광역시 1만3370가구, 기타 지역 1만9309가구 등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대부분 단지가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운영한다. 예비청약자라면 해당 단지 홈페이지에서 영상이나 컴퓨터 그래픽 등을 통해 자신이 청약하려는 주택형을 확인할 수 있다.


청약 관련 제도 변화가 많아 주의도 필요하다. 우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선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 고분양가 심사제도는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등 규제지역 아파트 분양가를 통제하는 제도다. 종전엔 최근 1년 분양단지 가격을 넘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주변 시세의 최대 90%로 상한 기준이 바뀌었다. 새 아파트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의 일정 수준에 수렴하게 된 셈이다. 실수요자로선 분양대금이 늘어날 수 있다.

거주의무도 변수다. 지난달 ‘주택법 시행령’이 개정된 이후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엔 거주의무가 생겼다. 분양자가 아파트 준공 직후부터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한다. 공공택지는 최대 5년,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택지는 최대 3년이다.

통상 분양을 받은 이후 잔금이 모자랄 경우 세입자를 들여 이를 충당하지만 거주의무가 적용되는 단지는 전세나 월세를 놓을 수 없다. 중도금 대출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을 자체 충당할 수 있도록 미리 자금 조달 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는 의미다. 대어급 단지 줄줄이이달엔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많은 게 특징이다. 규모가 큰 단지일수록 입주 후 주변 시세를 이끌어가는 경향이 있어 분양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단지가 큰 만큼 주택형이 다양해 수요자의 선택 폭도 넓다.

중소 규모 단지에선 유지비용 등의 문제로 갖추기 힘든 입주민 편의시설이 다양하게 들어서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물산이 부산 동래구에서 분양하는 ‘래미안 포레스티지’는 수영장과 게스트하우스, 실내 골프연습장 등의 부대시설이 마련된다. 이 단지가 4000가구 넘는 초대형 단지로 조성되기 때문이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경남 거제에서 내놓은 ‘e편한세상 거제 유로스카이’는 사우나와 노천탕 등 일반 단지에선 보기 힘든 편의시설이 설계됐다. 어린 자녀가 날씨와 계절에 상관없이 뛰어놀 수 있는 실내 놀이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재개발·재건축단지는 도심에 들어서는 데다 주변 인프라를 그대로 누릴 수 있는 게 특징이다. GS건설이 경기 수원 장안구에서 분양하는 ‘북수원 자이 렉스비아’는 장안111-1구역을 헐고 짓는 아파트다. 인근에 지하철 1호선 성균관대역이 있다. 파장초와 다솔초, 천천중, 천천고가 가깝다.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지를 찾는다면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우미건설은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우미린 파크뷰’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모든 주택형이 전용면적 59~84㎡ 중소형 면적대로 구성된다. 오피스텔·절세 매물 노려볼까내 집 마련의 기본은 청약이다. 청약통장만 잘 활용하면 불입액이나 가점 순으로 새 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다. 신혼부부, 생애최초 등의 특별공급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전략이다. 가점이 낮은 젊은 세대나 ‘갈아타기’를 고려하는 유주택자라면 중대형 면적대의 추첨제 공급을 노리는 게 유리하다.

청약통장이 필요하지 않은 오피스텔로 내 집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엔 아파트와 결합한 단지형 오피스텔 공급이 늘고 있다. 대단지의 편의시설을 공유하는 게 장점이다. 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이 인천 미추홀구에 짓는 ‘시티오씨엘 3단지’는 영화관 등 상업시설과 어린이놀이터, 공원 등이 단지 안에 조성된다. 면적대는 주거 형태에 맞춰 초소형부터 중형까지 고를 수 있다. 두산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이 경남 김해에서 선보이는 ‘김해율하 더스카이시티 제니스앤프라우’ 또한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합쳐진 4000가구 대단지로 지어진다.

빠른 입주를 원한다면 분양권이나 매매시장 문을 두드려야 한다. 매매시장은 통상 3~5월 ‘절세 매물’이 등장한다. 보유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과세기준일인 6월 1일 전 주택을 매각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 다주택자와 법인의 종합부동산세율이 최고 6%로 오른 데다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이 높아져 세 부담이 늘어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절세 매물은 6월 1일 전까지 잔금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3월께 집중적으로 매물이 늘어난다”며 “자금 여력이 된다면 이 같은 매물을 노리는 것도 내 집 마련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