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10일(05:1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에이스PE)가 지난해 투자한 초소형 정밀기계업체 프리사이슬리 마이크로테크놀로지(프리사이슬리)가 자율주행자동차 핵심기술인 LiDAR(라이다·레이저 기반 주행환경 인식 센서) 부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1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이스PE의 포트폴리오 회사인 프리사이슬리가 자체 개발한 광학용 초소형 정밀기계(MEMS)가 탑재된 고정형 라이다 센서를 상용화한다. 프리사이슬리가 이미 다수의 라이다 센서 솔루션 및 모빌리티 업체, 완성차 제조사들과 사업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이번 상용화로 차세대 고정형 라이다 센서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사이슬리는 캐나다에 위치한 광학용 MEMS 업체다. 지난해 초 에이스PE가 일부 지분에 투자해 기존 창업주와 공동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산업은행 인수금융팀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정책 판단에 따라 프리사이슬리 인수금융을 지원해주면서 또 한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프리사이슬리가 개발, 생산하는 광학용 MEMS는 △5G 통신 △자율주행 솔루션 △의료용 3D 이미징 장비 등 다양한 영역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장기간 납품 실적 등이 요구되는 관계로 전세계적으로 극소수 업체들만 설계, 양산할 수 있는 분야다.
특히 광학용 MEMS 기술이 자율주행용 라이다 모듈에 탑재되기 위해서는 주행환경에 적합한 차량용 안전성 및 내구성을 인증받아야 한다. 이번에 프리사이슬리가 상용화에 성공한 고정형 라이다 센서 부품은 광통신 분야에서 10여년간 납품 실적을 보유한 기술력을 토대로 고객사들과의 공동개발을 통해 그 성능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라이다 센서 시장은 최근까지 모터를 통해 센서를 360도 회전시켜 주변을 스캔하는 제품이 주류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제품들은 소형화가 어렵고 생산단가가 높아 자율주행차량 시장에서 대량 상용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별도의 회전 장치가 없는 고정형 라이다가 이러한 기술적 단점을 극복할 미래 기술로 각광받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광학용 MEMS 기술이 탑재된 고정형 라이다는 미세 전압차로 초소형 거울의 기울기를 변동시켜 주행시야를 확보한다.
특히 프리사이슬리가 개발한 제품은 기존 고정형 라이다용 광학 MEMS 부품이 가지고 있던 기술적인 딜레마를 극복한 것도 강점이다. 작은 광학개구(Optical Aperture), 신호 노이즈, 짧은 감지거리, 진동 및 충격 등을 해결한 것이다. 반사되는 빛을 수신하고 측정하는 주요 하위모듈인 광검출기(Detector) 의 제조 및 패키징 비용을 줄여 경제성 및 생산성을 높일 것으로도 기대된다.
에이스PE 관계자는 "내년부터 전반적인 수요 산업의 성장과 함께 라이다용 MEMS 부품 신사업의 매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라이다 시장의 성장성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스팩(SPAC) 상장 열풍에서도 엿볼 수 있다. 세계적인 라이다 제조업체 벨로다인(시가총액 3.1조원), 루미나 테크놀로지스(시총 1.5조원) 등이 지난해 하반기 스팩 상장에 성공한 데 이어, 최근 아우스터와 이노비즈 등이 스팩 상장을 발표했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라이다 업체들이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높은 가치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차세대 라이다 핵심 부품 설계, 제조 기술을 보유한 프리사이슬리 또한 나스닥에 상장할 경우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