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지난해 연구개발(R&D)에 역대 최대 투자금을 집행했다.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 개발을 위해서다.
9일 삼성SDI가 공시한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구개발비는 808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비는 2017년부터 계속 늘고 있다. 특히 차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주행거리를 늘리고 충전 속도를 올리는 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올 하반기에 5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니켈 함량이 88% 이상인 ‘하이니켈’ 기술을 접목해 주행 거리를 대폭 늘렸다. 희소 금속인 코발트 비중은 낮춰 원가도 절감했다.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2027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제품이다. 폭발 위험이 적고 크기, 수명 등에서도 리튬이온 배터리를 능가한다. 업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를 모빌리티와 정보기술(IT) 시장을 뒤흔들 ‘게임 체인저’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회동에서도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삼성SDI의 지난해 전체 시설투자는 1조571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올해엔 헝가리 법인에 약 1조원을 투자한다.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고 2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