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삼정KPMG, '신규택지 찾기 어렵다. 부동산 디벨로퍼 역할 커진다'

입력 2021-03-09 16:16
수정 2021-03-09 16:17
≪이 기사는 03월09일(16:1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규 택지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부동산 개발 및 기획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디벨로퍼의 역할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정KPMG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디벨로퍼의 도약: 해외 사례 분석을 중심으로'를 9일 발간했다. 디벨로퍼는 부동산 개발을 총괄 운영·관리해 토지나 부동산의 잠재력을 가치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근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산업의 경계가 흐려져 투자자, 시행사, 건설사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기업들이 디벨로퍼 분야에 진출해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 국내 토지 활용 고도화가 요구되면서 국내에 자본력과 노하우를 가진 전문 디벨로퍼가 등장하고 있으며, 국내 디벨로퍼도 글로벌 수준의 전문성을 갖춰 경쟁력 확보에 힘써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국내에선 2000년대 후반부터 보유자산, 리츠, 자본력을 갖춘 주요 디벨로퍼들이 부상했다. 현재 디벨로퍼는 시행사 계열, 건설사 계열, 대기업 계열, 금융사 계열 등 배경에 따라 네 계열로 구분된다. 최근엔 개발 및 분양 위주에서 금융 분야까지 진출하는 등 업역을 넘나드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에 앞서 산업 성숙기를 겪은 선진국에선 오래전부터 부동산 개발 산업의 수평적, 수직적 확장을 통해 신규 비즈니스 창출해왔다. 미국의 경우 디벨로퍼의 전문화를 통해 주택 뿐만 아니라 상가, 호텔, 리조트 등 개발 분야를 다각화했다. 일본에선 버블 붕괴 이후 안정성을 위해 부동산 개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임대 및 관리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미국의 디알호튼(D.R. Horton)은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주와 기타 지역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으로 사업지역을 확장했다. 4개의 하위 브랜드를 운영하며 가격 차별화 전략으로 미국 최대의 건설업 기반 디벨로퍼로 성장했다. 미국의 트라멜 크로우(Trammell Crow)는 다양한 유형의 부동산 개발과 고객 맞춤형 개발(BTS·Build-to-Suit) 전략으로 2017~2019년 미국 상업용 부동산 디벨로퍼 순위에서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일본 미쓰이부동산은 2011년 매출 과반 이상이 임대 부문에서 발생하는 수익 구조에서 2019년 임대(45%), 분양(38%), 자산관리(17%)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등 시대에 발맞춘 사업 구조를 구축해 일본 1위의 종합부동산회사로 거듭났다. 일본의 다이와하우스(Daiwa House)는 개발 후 분양의 모델이 아닌 임대-관리-개선 방안까지 제공해 향후 재개발 때도 다시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선순환적 모델을 만들어 장기 고객을 확보했다.

임근구 삼정KPMG 건설·인프라 산업 본부장(전무)은 "디벨로퍼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장기 임대수익으로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다"며 "디벨로퍼들이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한 토지를 확보해 새롭고 다양한 부동산 개발 모형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