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급락' 내리막길 걷는 테슬라…배터리株엔 호재인 까닭 [이슈+]

입력 2021-03-09 09:56
수정 2021-03-09 10:04
테슬라가 연일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600달러선 아래까지 추락했다. 전기차 시장 내 점유율 하락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다. 올해 기존 완성차에서도 전기차 출시가 대폭 늘어나는 만큼, 배터리 관련 업체엔 호재라는 분석이다.

8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전날보다 34.95달러(5.85%) 하락한 5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전고점(1월26일 833달러) 기준 35%나 급락하면서 시가총액도 2440억 달러나 증발했다.

증권가에선 테슬라의 주가 하락이 배터리 관련주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전기차 시장의 위축이 아니라 시장 내 점유율 하락이 주 원인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점유율은 69%로 전년 동월(81%) 대비 12%포인트나 빠졌다.

이는 포드의 전기 SUV 모델 '머스탱 마하-E'의 판매가 빠르게 늘면서, 테슬라 점유율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다른 시장에서도 테슬라의 입지는 녹록지 않다. 작년엔 르노 '조에'에 유럽 내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내줬으며, 중국에서도 현지 합작기업인 상하이GM우링의 '훙광 미니'에 판매 1위 자리를 뺏겼다.

포브스는 지난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23%에 달했던 테슬라의 점유율은 2040년 8%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 GM 등 기존 완성차업체들의 신규 전기차 모델 판매가 올해부터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최근 현대차 유럽법인은 아이오닉5에 대해 3000대 한정으로 사전 계약을 받은 결과, 1만명 이상이 신청했다. 차량에 대한 문의도 23만여건에 달했다.

이처럼 올해 전기차 신차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배터리업체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북미의 전기차 판매대수는 지난해 175만대에서 올해 235만대로 3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며, 한국의 배터리업체에 주로 의존하는 비테슬라 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배터리업체에겐 제2의 성장기 진입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순수 전기차 배터리관련주이면서 다른 사업을 같이 영위하는 업체들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현재 전기차 등 그린산업 관련주들의 주가는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에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로 지난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컸던 업종에 투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한병화 연구원은 △솔루스첨단소재 △DI동일 △후성을 추천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유럽의 유일한 배터리 전지박업체로 알려졌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5세대(5G)용 동박산업의 고성장과 업황 회복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DI동일은 국내 최대 배터리용 알루미늄 박 업체로, 코로나19 정상화로 패션과 방직부문의 이익 턴어라운드(개선)가 추가 성장 모멘텀(주가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후성은 반도체용 특수가스와 중국의 전기차 판매 급증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점쳐진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