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KPMG "올해 VC 핀테크 투자 강세 이어질 것"

입력 2021-03-08 18:08
수정 2021-03-08 18:09
≪이 기사는 03월08일(18:0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들의 스타트업 인수합병(M&A) 등 핀테크 산업에 대한 투자가 올해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에도 하반기들어 핀테크에 대한 벤처캐피털(VC) 투자가 상반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KPMG가 8일 발간한 '2020 하반기 핀테크 동향'(Pulse of Fintech H2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핀테크 투자는 1053억달러로 전년(1680억달러) 대비 37%가량 감소한 반면 핀테크 기업에 대한 VC의 투자는 423억 달러로 역대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가 13억 달러의 VC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스웨덴 클라라(6억5000만 달러), 영국 레볼루트(5억8000만 달러), 미국 차임(5억3000만 달러) 등도 대규모 VC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들의 핀테크 투자(210억달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높은 비중을 유지했다. 보고서는 전자결제 솔루션과 비대면 은행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수요 증대, 기업의 디지털 전환 필요성으로 인해 후기 단계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해 하반기 핀테크 기업 인수합병(M&A) 규모는 5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상반기(109억 달러) 대비 크게 증가했다. 찰스 슈왑의 TD아메리트레이드 인수(220억 달러), 인튜잇의 크레딧 카르마 인수(71억 달러) 등 상위 10개 M&A 거래 중 9건이 미국에서 이뤄졌다.

지난 하반기에는 미국(넥스트보험, 체인널리시스, 베러닷컴, 포터 등)을 비롯해 중국(워터드롭), 캐나다(웰스심플), 인도(레이저페이), 네덜란드(몰리), 브라질(크리디타스) 등에서 많은 핀테크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STC페이)와 우루과이(d로컬)에서도 첫 핀테크 유니콘이 탄생했다. 보고서는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핀테크 유니콘 기업이 탄생한 것은 글로벌 핀테크 생태계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핀테크 투자는 116억 달러로 2014년 이후 6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동남아 중심 이미징 마켓에서 초기단계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핀테크 분야는 지급결제다. 지난해 상반기 인도네시아 고젝(30억 달러)과 싱가포르 그랩(8억9000만 달러)의 대규모 투자 유치에 이어, 미국 WEX의 호주 기업간(B2B) 결제회사 eNet 인수(7억7700만 달러)도 이뤄졌다. 호주 디지털은행 유도뱅크(Judo Bank)와 국내 송금업체 토스는 각각 2억900만 달러, 1억47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핀테크 거래에는 2억3700만 달러 규모의 한국 결제솔루션기업인 케이에스넷(KSNET)의 바이아웃 거래가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보고서는 올해 전세계적으로 핀테크 분야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대규모 지급결제 기업들이 글로벌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M&A 거래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흥 시장을 중점적으로 지급결제 분야에 대한 투자 관심이 뜨거울 전망이다.

비금융서비스에 금융서비스가 통합되는 임베디드 금융 및 서비스형 뱅킹 분야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지속적으로 핀테크 투자를 주도하고 있지만 중앙아시아 지역과 북미 및 남미 지역이 핀테크 허브로 진화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해 진행된 테크 분야 유니콘 기업들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비춰볼 때 올해 다수의 핀테크 유니콘 기업들의 IPO가 중요한 주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원장 기술의 진화와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가상자산이 주류에 편입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조재박 삼정KPMG 핀테크 리더(전무)는 "코로나19로 지난해 글로벌 핀테크 투자가 주춤했지만, 하반기엔 로빈후드, 레볼루트와 같은 자산관리, 디지털은행에 대한 VC 투자가 활발해 지면서 상반기의 2배 이상 규모로 반등했다"며 "2021년엔 고객 접점에서의 편리하고 간편한 금융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더 높아지면서 웰스테크, 거래 매개체로 가상자산, 사이버보안 등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