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와 전라남도가 국가 기초과학의 중심이 될 대형 연구시설 유치에 본격 나섰다. 국내에 아직 없는 고(高)자기장 연구시설과 초강력 레이저센터 등을 구축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8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서울대 기초전력연구원과 협력해 ‘제2의 반도체’로도 불리는 고자기장 연구소(가칭) 유치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고자기장 연구는 물리학 생물학 화학 지구과학 에너지 등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방사광 가속기, 중성자 산란 실험 장치와 함께 현대 응집 물질물리 분야 3대 핵심 연구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2012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국가 대형 연구시설 구축 지도에 단기 중점 대형 연구시설로 선정됐지만 연구원이나 대학 등에 분산돼 관련 기술 집적화를 이루지 못했다. 미국 세 곳, 일본 세 곳 등 전 세계에 12곳이 조성돼 있다.
서울대 기초전력연구원은 국내 고자기장 연구 분야의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한승용 교수팀은 2019년 미국 고자기장 연구소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직류 자기장 기술을 개발했다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고자기장 응용 기술은 암 진단용 자기공명영상장치(MRI)와 신약 개발용 분석 장비 등 의료 분야, 에너지저장장치 등 에너지 분야 등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가 있다”며 “전략 산업인 첨단의료와 에너지 신산업 등에 고자기장 연구결과를 접목하면 시너지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전라남도는 초강력 레이저센터 구축 사업에 뛰어들었다. 초강력 레이저센터는 초고출력, 고에너지 레이저 연구를 바탕으로 기초과학과 관련 산업의 기술 발전을 유도할 대형 연구시설이다. 반도체 광학소자 나노부품 초미세 가공 우주·항공용 금속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전라남도는 초강력 레이저센터 구축으로 해상풍력, 미래전력 등 미래 신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레이저와 관련한 대부분의 기술·장비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국가 차원의 레이저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무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