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톡] '결사곡' 노주현 쓰러뜨린 멀티 성인병의 저주

입력 2021-03-08 13:42
수정 2021-03-08 13:44


고혈압과 당뇨병은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치명적인 합병증(안질환, 신장질환, 심뇌혈관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기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

7일 방송된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 김보연이 19살 연상 남편 노주현의 멀티 성인병을 악화시키는 과정이 구체적으로 그려져 시청자들을 소름돋게 했다.

영화를 보다가 돌연사한 남편 신기림(노주현 분). 그의 죽음만들 기다리는 김동미(김보연 분)의 수개월 전 결혼생활이 그려진 것이다.

김동미는 겉으로는 남편을 위하는 양 최고의 아내 역할에 충실하지만 실제로는 죽음만을 그리는 어두운 욕망으로 가득차 있다.



지난 방송에서도 김동미는 탄수화물과 당조절에 힘써야 하는 신기림을 위해 달디단 단팥죽을 준비하고 그가 '탄수화물 조절해야 한다'고 우려하자 "마음이 즐겁고 스트레스가 없는 게 건강에 이롭다"면서 애써 위로한다.

간호사 출신인 김동미가 야식이 건강에 해롭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터지만 TV를 보다가 문득 피자가 먹고 싶다고 배달을 시키겠다고 한다. 이미 저녁을 든든하게 먹은 신기림이었지만, 나폴리 등에서 먹었던 피자 얘기를 하며 추억에 잠겨 피자를 먹게 된다. 피자가 먹고 싶다던 본인은 정작 입에 대는 시늉만 하고 배가 부르다는 신기림의 접시에 피자를 한 조각 더 올리며 "내일은 저녁으로 치맥을 하쟈"고 제안한다.

신기림이 잠자기 전 열량 높은 음식을 먹는 것을 걱정하자 김동미는 "요즘 얼굴이 얼마나 좋은 줄 아냐. 제가 드시라는 대로만 드시면 보톡스도 필요없다"며 안심시키며 피자를 먹게 한다.



살심으로 가득찬 김동미가 즐겨보는 방송은 건강 정보가 담긴 프로그램이다.

의사들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중장년층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멀티 성인병이다. 멀티 성인병의 가장 강력한 배후 세력은 바로 인슐린"이라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멀티 성인병으로 인한 혈관손상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오렌지 주스나 과일을 먹었을 때 30분에서 1시간 사이 인슐린에 의해 혈당이 떨어지기 전 피크혈당 수치는 200 이상 대부분 오른다. 일반적으로 수치 200부터 혈관손상이 일어난다고 하지만 건강 상태에 따라 운 나쁘면 140에서도 혈관손상이 일어나고 매일 매끼니 손상이 반복되다 보면 심장 혈관이 나빠질 수도 있고 그럼 심근 경색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 같은 심근 경색이 일어난 경우 스스로는 심장병인 줄 아는데 실은 당뇨합병증일 수 있다는 것.




김동미는 이런 방송을 통해 습득한 정보로 꾸준히 신기림에게 탄수화물 음식을 먹여 건강을 악화시키고 영화를 보러 간 극장에서 자동제세동기가 설치돼 있는 걸 확인하고서도 심장이 멈춰 죽어가는 신기림을 쳐다보지도 않고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다.

당뇨는 합병증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뇌졸중을 비롯해 저혈당으로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하고 실명의 원인이 되는 당뇨망막 병증,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심근경색과 협심증, 신장이 망가지는 만성 신부전증, 말초신경과 다리 혈관 문제·발이 괴사하는 당뇨발 등이 있다.

심정지시에는 심폐소생술과 더불어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장충격기(AED)는 심정지가 발생한 환자에게 전기 충격을 가해 정상적인 맥박으로 회복시키는 응급의료장비다.

심정지 환자의 경우 빠른 시간 내에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시행하면 생존율을 약 3배 이상 높일 수 있고 4분이 지나면서부터 급격한 뇌 손상이 진행된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도 간호사 출신 김동미가 초기 대응에 나섰다면 신기림을 살릴 수도 있었지만 매일매일 그의 죽음을 고대해왔던 터라 이를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극중 김동미가 신기림에게 제안하는 식단의 반대되는 대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당을 조절하고 과식을 하지 않는다면 중장년의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