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미국 국채금리 급등의 충격에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은 경기민감 업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시장은 미 국채금리 급등의 충격으로 채권 대비 주식의 투자매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금리 변동에 민감한 기술주와 성장주의 조정 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성장주에 집중하는 전략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대신 실적 전망치가 상승하는 업종에 투자를 권유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경기 민감주 중에서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업종과 종목에 대한 차별적 선택이 중요하다"며 "경기민감주 중에서 실적추정치의 상향이 지속되고 있는 업종은 디스플레이, 운송, 철강, 화학, IT가전, 반도체 등"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의 흔들림이 지속될 경우 한국 시장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선 공격적인 대응보다 수익률을 최대한 보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간 코스피의 업종별 1분기 순이익 변화를 보면 운송, 은행, 증권 등의 이익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이런 업종은 조정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이기에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시장은 미 국채 금리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증시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지난 5일(현지시간) 1.577%로 마감했다. 이날 미 노동부가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37만9000개 늘었다고 발표하자 국채 금리는 장중 1.626%까지 치솟았다.
금리 상승세를 진정시켜줄 것으로 기대했던 미국 중앙은행(Fed)이 당장에 액션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일부 시장참여자들에게 불안감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기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의 시장 불안은 속도가 문제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 참여자들은 적응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10년물 기준으로 1.4~1.5% 레벨의 금리는 시장에서 이내 적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시점에서는 매도보다는 분할 매수로 시장 대응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