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 왕자 부부와 미국 유명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의 인터뷰가 곧 공개된다. 방송을 앞둔 CBS는 900만 달러(한화 약 101억원)의 출연료를 지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기의 인터뷰'로 불리는 이 방송에 지금 미국과 영국 등 서구권 국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CNN방송은 7일(현지시간) "텔레비전 방송용으로 만들어진 해리 왕자 부부의 폭탄선언을 전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시청자 수백만 명이 열광적 기대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리 왕자 부부 인터뷰는 미국 TV 방송 황금시간대인 오후 8시(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 8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CBS 방송을 통해 전파를 탄다.
사전 녹화된 인터뷰는 해리 왕자 부부와 친분을 쌓은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진행했다. 윈프리는 해리 왕자 부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 카운티에 정착할 때까지 임시 주거지를 소개해주는 등 여러모로 도움을 줬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CBS 방송은 인터뷰 라이선스 구매 비용으로 윈프리의 제작사 하포 프로덕션에 최대 900만 달러를 지불했다.
현지 매체들은 CBS가 광고 계약을 통해 이 계약을 현금화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2시간 동안 32만5000달러(한화 3억70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광고를 방영했다고 보도했다. 이 비용은 광고 단가가 높은 일요일 밤 시간대의 대략 두 배다.
인터뷰 방송은 당초 90분간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CBS는 2시간으로 시간을 늘려 특별 방송으로 편성했다.
계약에 따라 CBS는 국제 방송 시장에서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를 허가할 권리를 쥐었다. CBS는 이미 17개국과 사하라 지역 이남에 위치한 아프리카 전역(52개국)에서 판권을 판매했으며 영국 ITV는 경쟁사인 스카이와의 입찰경쟁 후 월요일 방영권을 위해 1백만 파운드(15억6000만원)를 지불했다. 또 다른 국가의 방송사들이 이 특집 방송을 위해 얼마를 지불했는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아 CBS가 벌어들인 수익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인터뷰는 방송 전부터 영국 왕실과 해리 왕자 부부의 갈등설을 증폭시키며 관심을 모았다. 메간 마클 왕자비가 인터뷰에서 인종차별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할 것으로 관측되자 영국 언론은 외려 마클 왕자비가 왕실 직원들을 괴롭혔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왕실은 관련 조사에 착수했고 해리 왕자 부부 측은 해당 의혹이 부부를 폄훼하려고 몇 년 전에 이미 제기됐던 것이라며 반박했다.
CBS는 인터뷰 내용을 티저 형태로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지난 5일 공개된 미리보기 영상에서 마클 왕자비는 "정말 해방된 느낌이다. 스스로 말할 수 있게 됐다"며 "(왕실 생활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과 달랐다"고 말했다.
CNN 방송은 "영국 언론들은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 구성원의 역할에서 물러나기까지 왕실과 큰 불화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해왔다"며 "이번 인터뷰는 '궁중 음모' 이야기에 대한 설명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왕실 전문가인 리처드 피츠윌리엄스는 "이번 인터뷰는 (영국 왕실에 대한) 복수의 한 형태"라면서 대중은 1990년대 왕실에 큰 타격을 준 찰스 왕자와 다이애나비의 상호 비방전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