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오프라 윈프리와 진행한 인터뷰 방영을 앞두고 영국 왕실 측이 단단히 벼르고 있는 분위기다. 왕실의 공식 방침은 침묵을 유지하는 것이지만 혹시라도 왕가에 해를 끼치는 발언이 전파를 탄다면 해리 왕자 부부의 과거 행실을 폭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일요판 선데이타임스는 익명의 왕실 소식통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을 노리느냐, 왕가를 겨냥하느냐에 따라 대응은 아주 달라질 수 있다"며 만약 왕가를 공격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왕실은 마클 왕자비가 과거 켄싱턴궁 직원들을 괴롭혔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는데, 이 사안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최악의 사건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다른 왕실 관계자는 공개되지 않은 해리 왕자 부부와 관련된 일화가 많다며 해리 왕자 부부가 위험 부담이 큰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월 왕실에서 독립을 선언한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는 미국 CBS 방송이 영국 현지시간으로 8일 오전 1시에 공개할 예정이다. 2시간 분량의 인터뷰에서 마클 왕자비는 왕실을 떠나게 된 배경을 포함해 화려한 왕실 속 이면을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마클 왕자비는 사전에 공개된 영상에서 왕실을 나오면서 스스로 결정하고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돼 "정말 해방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번 인터뷰를 챙겨보지 않기로 했으며, 당분간 공식 일정을 늘려 왕실이 집안 싸움보다 "더 중요한 이슈"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을 내세울 예정이다.
왕실 측은 "왕실이 집중하고 싶어하는 것은 오프라와 서식스 공작 부부의 서커스에 관한 뉴스가 아니라 다음주 월요일이면 학교로 돌아가는 아이들과 백신 프로그램의 효과에 관한 뉴스"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류와는 별도로 엘리자베스 여왕과 장남 찰스 왕세자 부부, 장손 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 방영 몇시간 전 방송 프로그램에 총출동한다고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찰스 왕세자는 영국과 영국이 과거 식민지로 삼았던 국가들이 주축을 이룬 국제기구 영연방 회원국이 보여준 결단력과 용기, 창의성을 높이 평가할 계획이다.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은 코로나19 대유행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권리 보호에 관해 언급한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