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올 1~2월 수출이 1년 전보다 60% 넘게 급증한 데 대해 선진국에서 경제 정상화에 대비해 중국산 부품·소재 주문을 대폭 늘린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확대 등에 힘입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대’에 대한 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춘제(설) 연휴 기간 귀향 자제령을 내리는 등 조업일수를 늘렸다.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20%를 훌쩍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 배로 늘어난 중국 자동차 수출7일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1~2월 교역액은 834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2% 증가했다. 중국은 통계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춘제 연휴가 낀 1~2월의 주요 경제지표를 묶어서 내놓는다.
중국의 1~2월 수출은 468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0.6% 급증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1995년 2월 88% 이후 26년 만의 최고치이자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지난해 1~2월 코로나19 사태로 수출이 전년 대비 17.2%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에 올해는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로이터통신이 조사한 전문가들의 예상 증가율은 38.9%였다.
실제 수출은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올 1~2월 수출액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의 3288억달러와 비교해도 32.7% 급증했다. 중국 관세청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경제권에서 생산과 소비가 증가한 덕분”이라며 “수출기업들이 받는 주문량 증가세를 감안하면 앞으로 2~3개월은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0.8, 유럽은 57.9를 기록했다. 구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PMI는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국면을 뜻한다.
중국 관세청은 첨단제품과 노동집약적 제품 수출이 모두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전자 제품 수출이 282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4.7% 급증했다. PC·서버용 반도체 등 정보처리부품이 358억달러(증가율 80%), 휴대폰이 229억달러(59.4%)로 집계됐다. 자동차 수출 증가율은 106.8%에 달했다.
마스크가 포함된 방직 제품 수출이 221억달러로 60.8% 늘었다. 의류가 240억달러(50%), 플라스틱 제품이 139억달러어치(82.5%) 선적되는 등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 관세청이 집계한 주요 수출품 가운데 석유 제품만 -27.4%로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유례없는 흑자 기조 지속중국의 1~2월 수입은 365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2% 늘었다. 시장 예상치인 15%를 크게 웃돌았다. 반도체, 원유, 철광석 등의 수입이 당분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정부의 고민이었던 내수 경기도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14차 5개년 경제 계획(2021~2025년)의 첫해인 올해부터 내수 중심의 ‘쌍순환’ 성장 전략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1~2월 무역수지는 1032억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70억달러 적자였다. 중국의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11월 754억달러, 12월 781억달러 등 두 달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기조가 올해도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지역)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으로 1205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1.9% 늘었다. 유럽연합(EU)이 1196억달러, 미국이 1097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20%가 넘을 것이란 전망이 민간 증권사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베이징대는 18% 성장을 전망했다. 중국은 지난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 이상’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으로의 수출 동력이 하반기로 갈수록 떨어지면서 경기가 ‘상고하저’ 형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