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무더기로 투기 의혹이 제기된 LH에서 최근 10년 동안 미공개정보 이용행위 등으로 적발된 직원이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기관 청렴도 평가에서는 최하위였지만, 자체 조사로는 매년 우수 성적을 받았다.
국민권익위에서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는 4년 내내 최하위 등급을 받았지만, 자체 조사에서는 매년 우수하단 평가를 내렸던 것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자관의 "LH 직원들은 신도시 개발이 안 될 줄 알고 샀을 것이다"라는 발언과 궤를 같이 하는 상황이다.
MBC에 따르면 변창흠 장관은 "정황상 개발정보를 알고 토지를 미리 구입했다기보다는 신도시 개발이 안될 걸로 알고 취득했는데, 갑자기 지정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국토부 측은 "변창흠 장관은 그 간 여러 차례 공기업 직원의 부동산 투기 행위는 '직업윤리상 있을 수 없는 일'이며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음에도 LH를 비호하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는 방송이 보도되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LH 직원들이 사전 투기를 했던 당시 변창흠 장관은 LH 사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따라서 국토부에서 이 사건을 조사하라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와 관련해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격'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현행 공공주택특별법은 내부 정보를 부당하게 사용하거나 누설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입법이 추진되는 법안은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해 투기 이익의 3배에서 5배까지 환수할 수 있도록 하거나, 처벌 수위를 1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높이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네티즌들은 "LH 직원들의 청렴도가 이 정도였을 줄은 몰랐다. 셀프 조사까지 하게 되다니 소름 돋는다"며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철저한 조사를 지시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도 "정권의 명운을 걸겠다"며 강경 대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권이 선거에 영향을 받을까봐 꼬리자르기식으로 대응한다고 비판했다. 야당 주자들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미 신뢰를 잃었다며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왜 조사 주체에 감사원과 검찰을 빼나. 최근까지 정권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로 껄끄럽던 곳이라 그러나"라며 "1기, 2기 신도시 투기와의 전쟁에서 계좌추적, 압수수색으로 성과를 올렸던 검찰을 배제하고 국토교통부가 앞장선 수사결과를 믿으라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왜 다음 주까지 서둘러 국토부 4천명 및 LH 1만 명 거래내역 전수조사를 끝내나. ‘차명 거래’, ‘옆 동네 투자’, ‘대면 조사’, ‘GTX 등 철도역 인근 투기’는 눈 감을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