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맥주도 '쓱' 진출…야구와 시너지 노린다

입력 2021-03-05 17:32
수정 2021-03-06 01:18
신세계가 ‘렛츠’(Lets Fresh Today)라는 브랜드로 맥주시장에 진출한다. 신세계가 와인과 소주사업을 한 적은 있지만 자체 맥주 제품을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양조장을 지어 맥주를 생산하는 대신 국내외 수제 맥주를 가져다 신세계 브랜드로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100% 지분을 소유한 와인 수입회사 신세계엘앤비(L&B)는 최근 특허청에 ‘렛츠’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상표권을 출원 신청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엘앤비의 주력인 와인 외에 다양한 주류 사업을 하고자 상표권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상표권 심사·등록까지 6~10개월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르면 올가을께 렛츠 브랜드 맥주가 출시될 전망이다.

신세계는 우선 실력 있는 해외 맥주 브루어리를 발굴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들여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러 국내 맥주 제조사에 제휴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렛츠 상표로 출시되는 맥주는 이마트, 이마트24 등 신세계그룹 유통채널을 통해 우선 판매할 예정이다.


신세계 맥주시장 진출은 우창균 신세계엘앤비 대표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대표는 ‘애주가’로 잘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이 영입한 인물이다. 2019년 신세계에 합류하기 전까지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마케팅부문장(상무)으로 일했다. 롯데의 1호 맥주 ‘클라우드’의 출시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신세계그룹은 막강한 유통망을 지원해 신세계엘앤비를 와인 수입 유통 1위 업체로 키웠다. 그러나 이마트를 통해 2016년 인수한 제주소주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만큼 와인 외 다른 주종으로 주류 사업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컸다는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2014년 수제맥주 전문 매장인 ‘데블스도어’를 여는 등 맥주 사업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신세계그룹은 제주소주 직원들을 신세계엘앤비로 전환 배치해 맥주 사업을 키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