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셀트리온 코로나치료제 급여적정성 평가 돌입

입력 2021-03-04 17:21
셀트리온에서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를 사용할 때 건강보험 재정을 지출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평가하는 절차가 시작된다. 통상 신약이 개발된 뒤 이 절차를 통과하지 못하면 비용을 모두 환자가 내야 한다. 코로나19는 환자가 내는 비용이 없기 때문에 세금으로 부담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국내 첫 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레그단비맙)의 급여적정성 평가 절차에 들어갔다고 4일 발표했다. 지난달 24일 셀트리온은 이 약을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해 달라고 신청했다.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비급여 약은 비용의 100%를 환자가 내야 한다.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되면 환자 부담은 20% 정도(암 등은 5%)로 줄어든다. 코로나19는 환자가 내는 비용이 없기 때문에 치료 받는 환자가 낼 부담금을 정부 세금으로 대신하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국내 34개 병원에서 렉키로나로 치료받은 환자는 251명이다.

심평원은 감염병 위기 상황을 고려해 급여 적정성 평가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전문가 자문회의를 구성해 약제의 급여기준과 사후관리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후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산하 소위원회를 통해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 등을 검토한다. 이후 약평위에서 급여적정성 여부를 심의할 계획이다.

심평원은 이를 위해 4일 소위원회 구성 방안을 확정했다. 소위원회에는 관련 학회 전문가, 보건경제 전문가, 시민단체 등 전문가 7명이 포함됐다.

심평원 약평위에서 렉키로나에 건강보험 혜택을 줄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건강보험공단은 약가 협상을 한다. 이후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건강보험 등재를 심의하면 복지부가 관련 고시를 개정한다.

렉키로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이 세포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막는 항체치료제다. 스파이크 단백질이 수용체와 만나는 도메인(RBD)에 항체가 대신 결합해 감염을 억제하는 원리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렉키로나를 국내 고위험군 경증과 중등증 성인 환자 치료제 사용할 수 있도록 조건부 허가했다. 이에 따라 일주일 안에 증상이 시작된 코로나19 환자 중 산소포화도가 94%를 넘고 보조 산소 공급이 필요없는 환자에게 약을 쓸 수 있다.

경증 환자라면 심혈관계 질환, 만성호흡기계 질환, 당뇨병, 고혈압 중 한 가지 이상의 질환을 앓고 있거나 60세 이상일 때만 사용할 수 있다. 90분 간 40㎎/㎏를 정맥 주사하는 방식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