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춘추전국시대 온다…증권가가 주목한 종목은?

입력 2021-03-04 15:53
수정 2021-03-04 16:07

미국의 전기차 벤처업체들이 상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뿐만 아니라 니오·샤오펑·리오토 등 중국 벤처기업까지 주가가 크게 올랐고, 바이든 정부도 친환경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기버스 점유율 1위인 프로테라(ACTC), 럭셔리 전기차를 표방하는 루시드(CCIV), 전기차 벤처업체 중 가장 큰 투자금을 유치한 리비안 등이 상장을 추진 중이다. 삼성증권에서는 소비자에게 직접 승용차를 판매하는 B2C 업체보다는 다른 기업을 대상으로 전기트럭과 버스 등을 파는 B2B 업체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그중에서도 프로테라와 리비안이 미국 대표 업체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테슬라 이후 많은 전기차 업체는 주식시장에서 주목받았어도 실패한 경우가 많다. 테슬라의 경쟁자로 꼽히던 패러데이퓨처는 자금난으로 차량 양산에 실패했고, 피스커는 배터리를 조달하지 못했다. 니콜라(NKLA)는 SPAC 상장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사기 의혹에 휩싸이면서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안정적으로 성장할 전기차 벤처를 고르기 위해 확실한 고객사가 있는 B2B 기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 물류 기업이 선급금을 내거나 재무적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산 전에 자금난으로 좌초될 확률이 줄어드는 것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는 9월 기업공개(IPO)를 계획하는 리비안의 경우 포드와 아마존이 투자가인 동시에 고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에는 2022년 2만대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10만대 전기 밴을 공급할 예정이다. 프로테라 역시 다임러 그룹이 최대 투자자이자 고객이다.

양산 경험도 중요하다. 패러데이퓨처는 2017년 당시 6만대 사전예약을 받고서도 4년이 지나도록 양산 공장을 확보하지 못했다. 프로테라는 이미 생산시설을 갖춰 2017년부터 전기버스 생산을 시작했다. 리비안은 테슬라처럼 공장을 인수했다. 임 연구원은 “미쓰비시의 일리노이주 공장을 매입해 40만대 생산시설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B2C 기업인 루시드에 대한 기대감은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쟁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이다. 임 연구원은 “폭스바겐, GM, 현대차 등 기존 완성차 업체도 올해와 내년에 전기차를 대량 생산한다”며 “루시드의 전체 공정 완공은 2023년으로 생존 가능성을 인정받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시드는 테슬라 수석개발자 출신인 피터 롤린스가 CEO를 맡고 있다. 현존하는 전기차 중 가장 주행거리가 긴 ‘루시드 에어’ 모델을 발표하며 SPAC 가격도 올해 들어 2배 이상 치솟았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