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A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취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에 따르면 미국 브리검앤위민스 병원 연구팀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호흡기 세포에서 발견된 혈액형 A 항원과 특히 잘 결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수용체결합영역(RBD)이라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단백질을 집중 분석했다. 이 단백질은 숙주 세포(기생 미생물이 감염할 수 있는 세포)에 달라붙는 바이러스의 일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RBD가 혈액형 A, B, O의 호흡기 세포 및 적혈구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RBD는 호흡기 세포에서 발견된 A형 혈액군 항원에 대한 결합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RBD가 A형 혈액형인 사람의 폐에서 발견되는 혈액형 A 항원을 인식하고 들러붙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는 A형 혈액형과 코로나19 감염 사이의 잠재적 연관성에 대한 이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션 스토웰 박사는 "바이러스 RBD가 호흡기 세포에 있는 A형 항원만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만약 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혈액 군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새로운 약이나 예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블러드 어드밴시스(Blood Advances)'에 실렸다.
앞서 다른 연구에서도 A형이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지난해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실린 '중증 코로나19 호흡부전과 전유전체 연관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A형은 중증 증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고 O형은 경증 증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시 연구진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병원 7곳의 중증 환자 1980명과 경증이나 무증상 환자 2000여명을 비교분석했다.
앞서 중국 연구진도 지난해 3월 코로나19 발원지로 알려진 우한(武漢)시의 진인탄(金銀潭) 병원의 확진자 1775명을 조사한 결과 혈액형 O형이 감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A형은 감염 위험이 높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파르메스와 하리 미국 위스콘신 의대 혈액전문가는 "혈액형이 O형인 경우 코로나19 표면의 단백질을 이질적이라고 인식하는 능력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