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서 사형 구형받은 최신종…"檢 원하는 대로 진술"

입력 2021-03-03 19:11
수정 2021-03-03 19:13


전북 전주와 부산에서 실종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최신종(32)이 항소심에서는 사형을 구형 받았다.

3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성주)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최신종에 대해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최신종 변호인은 "최씨가 피해자의 손발을 묶고 범행했다면 상처가 있어야 하고, 강간을 했다면 DNA가 검출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강도·강간 부분은 무죄를 선고해 줄 것을 호소했다. 나아가 "최씨는 처음 모든 혐의를 자백한 점에 대해 자포자기한 심정에서 검사가 원하는 대로 진술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피해자의 생명을 앗아간 살인죄를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최대한 선처해 달라"고 말했다.

최후 진술에서 최신종은 "내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마땅히 처벌을 받겠지만, 강도와 강간은 하지 않았다"고 재판부에 항변했다.

최신종은 지난해 4월15일 밤 아내의 지인인 A(34·여)씨를 승용차에 태워 성폭행하고 금팔찌 1개와 48만원을 빼앗은 뒤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후 같은 날 오후 6시30분께 숨진 A씨의 시신을 임실군 관촌면 방수리 인근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최신종은 "도박 빚이 9000만원 있는데 갚아줬으면 좋겠다"는 요구에 A씨가 "도박하지 말라"고 말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최신종은 범행 후 5일이 같은해 4월19일 오전 1시께 전주시 대성동의 한 주유소 앞에 주차한 자신의 차 안에서 B(29·여)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완주군 상관면의 한 과수원에 유기한 혐의도 있다. 이 과정에서 B씨에게 15만원을 빼앗았다.

당시 랜덤 채팅앱을 통해 알게된 최신종을 만나기 위해 부산에서 전주로 온 B씨는 전주시 완산구 서서학동 주민센터 인근에서 최신종의 차에 올랐다가 실종된 뒤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에 1심 선고전 최신종은 최후진술을 통해 "선처를 바라는 게 아니다"며 "무기든 사형이든 어떠한 처벌이든 달게 받겠다고 했지만 하지 않은 범행에 대해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1심 재판부는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을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키는 극형에 처함이 마땅하다"며 "소중한 생명을 잃은 유족과 피해자에게 참회하고 깊이 반성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러나 최신종은 원심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