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CEO 12명, OKR창시자와 이른 새벽 화상토크한 까닭

입력 2021-03-02 18:44
수정 2021-05-13 22:16


지난 2월 26일 아침 7시 서울 성수동에 있는 '리박스 컨설팅' 회사. 국내 중소기업을 이끄는 대표(CEO) 12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리박스가 국내외 경영그루를 초청해 공부하는 CEO커뮤니티 '리볼드(re:BOLD)'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 달에는 '목표·핵심결과 지표(OKR)'의 창시자 브렛 놀즈(Brett Knowles)가 강사로 참석했다. 브렛은 미국 현지에서 온라인 화상을 통해 '전략을 실행시키는 OKR'이란 주제로 40분간 강연 했다. 그는 "팬데믹으로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업의 전략들이 수시로 바뀌었을 것"이라며 "OKR은 임직원들이 쌍방향 소통을 통해 같은 방향의 목표를 추구하도록 돕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주로 인사관리 분야에서 사용되는 OKR은 재택근무 등으로 직원들의 성과관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 목표와 핵심 결과를 측정할 수 있는 경영 기법이다. 이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포춘 500대 기업 가운데 25%가 OKR을 채택중이다.

강연후에는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조직의 목표달성을 위해 리더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브렛은 "리더는 팀원의 헬스 트레이너와 같다"며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팀원들이 걷기가 적합한지, 조깅이 더 나은지, 전력질주를 해야할지를 판단해 적절한 코칭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더는 팀원들과 자주 대화를 하면서 발생할 문제를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입사하는 MZ(1980년~2000년 출생한 사람)세대들에게는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2부에선 참석자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국내 레이저 의료기기 1위 기업인 루트로닉의 황혜령 대표는 "1000억대 매출기업을 3000억,5000억원으로 키우고 싶어 OKR을 도입하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황 대표는 "과거에는 회사의 전략과 목표 하나하나를 직접 만들고 지시했지만, 지금은 제가 없어도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회사가 되고 있다"고 OKR의 효과를 설명했다. 황 대표의 다음 목표는 '사장이 없어도 성장하는 회사'다.

비슷한 기업 규모의 경영인들은 공감을 하는 표정이었다. '소셜커리어 플랫폼' 원티드를 운영중인 이복기 대표는 "OKR의 설계자에게 직접 기업의 성과 창출에 대한 본질적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회사와 구성원들의 목표를 맞추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실질적인 팁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AI 뇌영상분석 의료소프트웨어 전문 개발 기업' 뉴로핏의 빈준길 대표는 "분기마다 타운홀 미팅으로 목표설정, 성과발표, 아이디어 공유를 해 오고 있었는데, 목표달성보다 과정의 중요성을 배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리박스 컨설팅의 리볼드 조찬 모임은 사업(Business),실행(Operation).리더십(Leadership), 의사결정(Decision making) 등 기업 경영에서 리더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 습관과 생각을 벗어나 새로운 시대에 맞게 경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경영 스터디 세미나다. 철저하게 사례 중심의 발표와 토론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직접 현장 방문 프로그램도 추진중이다. 정태희 리박스 컨설팅 대표는 "대한민국 젊은 CEO들이 리더십과 다양성, 글로벌 비즈니스 마인드로 더 나은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빠르게 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사내 벤
처 스핀오프 등 각사에 맞는 모델이 무엇인지에 대한 주제도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