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는 등 세계적으로 경제 정상화 신호가 나타나면서 증권가에서 “내수주에 다시 관심을 돌릴 때”라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내수주는 운송, 호텔·레저, 화장품·의류, 금융주 등을 포함한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 수출주 대비 내수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만큼 가격 부담도 적다는 설명이다.
2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내수주가 차지하는 시총 비중은 42.6%로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반면 수출주 비중은 57.4%에 달해 내수주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내수주에는 비철·건설·운송·화장품·의류·호텔·레저·유통·음식료·헬스케어·은행·증권·보험·소프트웨어·통신·유틸리티 등 경기민감 업종이 포함된다. 코로나19 이후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자동차, 화학 등 수출주가 강세장을 이끌면서 내수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경제가 정상화 국면으로 돌아서면 부진한 내수주의 강한 반등이 예상된다. 코로나 과도기에서 ‘포스트 코로나’로 옮겨가면 실물경기 회복에 따라 경기민감 소비재까지 ‘갭 메우기’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내 기업들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수출주가 122조7000억원, 내수주가 79조2000억원이다. 아직 수출주 대비 내수주의 실적 개선 속도가 눈에 띄게 가파르지는 않지만 이익 상향 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 금리가 올라가고 있다는 점도 그동안 저금리로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유지해온 주도주, 수출주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낙폭이 컸던 가치주, 경기민감주, 내수주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하고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작은 업종 중에서도 운송, 호텔, 화장품, 의류를 주목하라”고 말했다. 이들은 내수주 중 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업종으로 꼽힌다. 또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출총이익률(매출총이익/매출)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는 업종이다.
증권사가 꼽은 올해 매출총이익률 개선세가 두드러지는 종목으로는 운송주에선 HMM, 대한항공 등이 지목됐다. 경기소비재 중 화장품과 의류에선 아모레퍼시픽, 효성티앤씨, 한국콜마 등이 선정됐다. 호텔 레저 부문에선 강원랜드, 파라다이스, 하나투어 등이 유망주로 꼽혔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