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몬이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작업에 들어가면서 ‘몸값’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형 경쟁사들에 비해 거래액이 적은 것은 약점이지만 수익성 위주의 경영 전략이 빛을 볼 경우 기대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올 4분기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IPO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의 기업가치는 보통 거래액(GMV)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티몬의 작년 거래액은 5조원으로 추정된다. IB업계는 티몬의 기업가치를 최대 2조원가량으로 보고 있다. 거래액 대비 약 0.4배다. 티몬 거래액은 네이버쇼핑(27조원), 쿠팡(22조~24조원), 이베이코리아(17조원), 11번가(11조원), 위메프(7조원) 등을 크게 밑돈다.
몸값이 최대 55조원으로 평가되는 쿠팡은 거래액 대비 기업가치가 두 배에 이른다. 티몬의 몸값도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증권가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쿠팡이 IPO로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 공격적으로 투자한다면 티몬과 11번가 등은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다”며 “쿠팡의 몸값이 오른다고 티몬의 기업가치까지 뛴다고 보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거래액 급증기를 넘긴 업체들은 대개 거래액 대비 기업가치 승수가 1배를 밑돈다.
대신 티몬은 수익성 위주의 사업으로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거대 자본을 갖춘 쿠팡, 네이버쇼핑 등과 정면 승부를 해선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티몬은 2018년 직접 물류 서비스를 중단했다. 상품을 매입해 재고를 쌓아두고 파는 직매입 비중도 대폭 줄였다. 그 결과 2016년 1560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2019년 770억원으로 감소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을 납득시킬 만한 매출 증가율 혹은 수익성 개선을 보여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