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가는 UNIST 바이오 벤처

입력 2021-03-01 18:08
수정 2021-03-02 00:18

UNIST(울산과학기술원)를 모태로 창업한 벤처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나선다.

UNIST는 미국 UC샌디에이고 등과 연계한 글로벌 멘토링을 통해 대학의 핵심 연구 기술을 해외 시장에서 상품화하는 기술 사업화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24일 유니스파크에서 열린 ‘해외형 창업혁신사업 보고회’에는 모두 7개의 교수·학생 벤처기업이 소개됐다. 클리노믹스, 리센스메디컬, 서홍테크, 에이치앤비지노믹스, 타이로스코프, 입셀, 마이오텍사이언스 등이다.

교수 창업1호기업인 클리노믹스(공동 대표 김병철·박종화)는 지난해 말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인간 게놈(유전체 정보)을 기반으로 한 질병 예측, 유전자 예측 검사, 암 조기 진단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김건호 기계항공 및 원자력 공학부 교수가 창업한 리센스메디컬은 마취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안과 질환자의 시술 부위를 10초 안에 초고속 마취하는 냉각마취 기술을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제품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안과 전문병원 두 곳에서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50회 이상 임상을 진행해 냉각마취기기 안전성과 유효성도 확보했다.

김 교수는 “FDA 사전 승인 프로그램인 ‘드 노보(de Novo)’ 적합 판정도 받았다”며 “1년 이내에 냉각마취에 대한 FDA 제품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현덕 UNIST 생명과학부 교수가 창업한 서홍테크는 욕창을 방지하는 스마트 매트와 보행 시 족압 이상을 줄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에이치앤비지노믹스 대표인 홍정한 UNIST 경영학부 교수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근골격계 질환 진단 및 예후 예측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학생 창업기업인 타이로스코프(대표 박재민)는 갑상샘 호르몬 수치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을, 입셀(대표 주지현)은 유도만능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세포치료제를 선보였다. 마이오텍사이언스(대표 김현수)는 근감소증 치료를 위한 신약 치료제의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7개 기업 가운데 5개는 UNIST 교수와 학생이 창업했다.

2009년 개교 이후 지난해 말까지 UNIST는 교수 창업기업 44개, 연구원 창업기업 1개, 학생 창업기업 61개 등 106개 회사를 배출했다. 전체 교수 310명 중 16%가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하고 있다.

이용훈 UNIST 총장은 “연구 중심 대학은 학문 분야에서는 노벨상 수상과 같은 업적을, 혁신 분야에서는 구글과 같은 세계적 기업을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유망 기술의 사업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