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요동칠 때 '금융·에너지주' 더 사라 [독점 UBS리포트]

입력 2021-03-01 15:20
수정 2021-03-01 15:31

미국 증시가 지난주 금리 폭등으로 급락했다. 경제 재개를 앞두고 금리는 꾸준히 오를 것이란 게 전반적인 관측이다. UBS는 증시의 조정이 깊어질 경우, 경기 회복을 겨냥한 포트폴리오 조정 기회로 삼을 것을 추천하고 있다.

UBS는 지난 26일 '금리가 주가를 하락시켰다'라는 데일리 보고서에서 "금리의 상승세가 주가 랠리를 탈선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마크 헤펠 UBS 수석전략가는 "지난주 미 행정부의 초대형 추가 부양책 추진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미 재무부의 7년물 입찰에서 저조한 수요 등이 확인되면서 금리가 치솟았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S&P 500 지수는 올들어 2% 상승한 상태이고 작년 3월 말 저점 이후 73.9% 오른 상태"라며 낙관론을 주장했다.

그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① 역사적으로 명목수익률의 상승은 주식시장의 랠리와 함께 가는 경향이 있다

지난 25년 동안 10년물 미국 채권 수익률이 100bps(1bp=0.01%포인트) 이상 상승한 기간은 열 번 있었다. 이 모든 경우에 글로벌 증시는 플러스 수익률을 제공했거나 최소 보합권을 유지했다.

② 실질 수익률 상승은 더 높은 경제성장률 전망에 의해 나타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왜 실질 수익률이 상승하느냐 하는 것이다. 지금 상황은 통화정책 긴축으로 금리가 급등했던 2013년(테이퍼 텐트럼)보다는, 재정 부양책이 높은 성장을 이끌어낼 것이란 기대감에 증시가 올랐던 2016년과 비슷하다.

③ 미 중앙은행(Fed)은 긴축 정책을 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금리가 낮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며 Fed는 매달 1200억 달러의 채권 매입(양적완화)을 2% 물가와 최대한 고용 등 Fed의 목표에 실질적 진전이 있을 때까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목표의 달성은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다. 최근 단기 금리의 상승은 Fed의 구두개입(금리 상승을 경계하는)을 촉발할 수 있다.

④ 주식 밸류에이션은 금리에 비하면 지나치지 않다

10년물 채권 수익률이 연 1.5%인 경우, 잠재적인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315bps이다. 여전히 2015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285~470bps 범위 내에 있다.

다만 헤펠 전략가는 단기적으로는 증시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 달 동안 10년물 수익률이 50bps 이상 올랐던 경우, 증시는 마이너스 혹은 매우 적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26일부터 수익률은 모두 47bps 상승했다. 헤펠 전략가는 "주식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좀 더 높은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이런 변동성을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현금이 많은 투자자라면 과도한 급락세가 발생할 때 위험자산을 꾸준히 매입하거나 옵션 등을 활용해 수익률을 높이라는 얘기다.

또 경기순환주를 사들일 것을 조언했다. 최근 국채 시장에서의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하이일드 회사채 시장에선 국채와의 금리 스프레드가 계속 좁혀졌다. 이건 전통적인 기준에서 '위험 회피' 움직임이 아니다.

증시의 하락은 최근 급등해온 성장주로부터의 리포지셔닝(비중 감소)에 의한 것이며, 그 빠른 속도는 광범위한 시장 혼란을 야기했다. 우리는 이런 손바뀜이 계속 발생할 것으로 믿으며,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비중을 좀 더 높은 성장과 채권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질 때 수혜를 받는 주식들로 이동할 것을 조언한다. 그런 대표적 주식이 바로 금융, 산업 및 에너지 주식 등이다.

정리=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