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삼각김밥 판매량 예측"…낭비 줄이기 나선 日 기업들

입력 2021-03-01 11:21
수정 2021-03-31 00:0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낭비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일본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매년 600만톤 이상의 음식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2조엔(약 21조1600억원)가량을 투입하고 있다. 인당 배출되는 음식 쓰레기양은 일본이 아시아에서 가장 많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30년 음식 쓰레기 처리 비용 규모를 2000년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로 관련 법을 제정하고 기업들이 해법을 찾도록 압박하고 있다.

일본 편의점 체인인 로손은 미국 AI 기업인 데이터로봇의 기술을 활용해 음식 쓰레기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오니기리 주먹밥부터 계란·참치 샌드위치까지 음식 상품이 유통기한 내 얼마나 팔릴지 예측해 폐기 처분 양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로손은 2030년 음식 쓰레기양을 2018년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다. 음식 쓰레기 처분 비용은 인건비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일본 주류·음료 제조업체인 산토리는 일본 정보기술(IT) 기업 후지쓰와 함께 새로운 'AI 실험'을 시행중 이다. 우롱차와 미네랄 워터 등을 담는 음료수 병이 운송 과정에서 얼마나 훼손되는지 분석하는 기술이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일일이 훼손된 음료수 병이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새 AI 기술을 활용하면 음료수 박스가 훼손될 경우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 음료수를 담은 박스뿐 아니라 내용물이 파손됐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반송이 필요한지 효율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산토리는 반품되는 상품의 양을 현재보다 30~50% 줄이고 음식 쓰레기 비용을 절감한다는 목표다. 이어 이 시스템을 표준화해 다른 음료 기업, 배송 회사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득이 감소하자 일본 소비자들도 음식 낭비 줄이기 행렬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전자상거래업체인 쿠라다시의 매출이 급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쿠라다시는 상품성이 떨어져서 판매할 수 없는 제품을 음식 제조업체로부터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 팔고 있다. 예컨대 포장이 찌그러져서 판매할 수 없지만, 내용물에는 이상이 없는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것이다. 매출 일부는 환경보호단체와 동물보호단체 등에 기부하고 있다.

메이지홀딩스, 카고메, 롯데푸드 등 800개 기업이 쿠라다시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인스턴트 카레부터 스무디, 고품질 김 등 5만여 개의 다양한 제품이 구비돼 있다.

쿠라다시 창업자인 세키토 타츠야 씨는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5배 증가했다"며 "회원 수는 2019년 8만명에서 올해 18만명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