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 '전기차 타이어'에 공들이는 이유는

입력 2021-02-28 10:51
수정 2021-02-28 11:10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전기자동차용 타이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늘면서 전기차용 타이어 수요가 늘 것이라고 판단한 결과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가 상용화되기 전부터 맞춤형 기술 개발을 진행해왔다"며 "전기차 전용 상품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ABB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 3세대 경주차가 도입되는 2022/23 시즌부터 전기차 타이어를 독점 공급할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 대회는 포르쉐와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참가해 전기차 기술력을 뽐내는 대회다. 업계 관계자는 "이 대회 파트너로 뽑혔다는 것은 최상위 수준의 전기차 타이어 제조사로 기술력 및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포르쉐의 첫 순수전기차 타이칸에도 한국타이어 제품(벤투스 프리미엄 스포츠)이 장착된다. 부품 선정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포르쉐가 첫 전기차에 들어갈 타이어로 한국타이어 제품을 고른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다른 전기차에 최적화된 기술력을 축척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타이어는 소음을 줄이고 무게를 잘 견디는 게 핵심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전기차는 엔진 소음이 없기 때문에 노면 소음이 더 크게 들려 저소음 설계 및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한국타이어는 2018년 내놓은 전기차용 타이어 '키너지 EV'에 최적 피치 배열을 통해 주행 시 발생하는 특정 주파수 소음을 억제하는 등 다양한 소음 절감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등 때문에 같은 크기의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100㎏ 이상 무거운 경우가 많다. 무거워진 차체 때문에 타이어 하중 분담률이 높다. 그만큼 내구성이 뛰어나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타이어가 고분자 재료 중 가장 강도 높은 소재인 아라미드 등을 적극 사용하는 이유다.



전기차 특유의 빠른 응답성과 급가속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 타이어 미끄러짐 현상 및 마모를 줄여야 한다. 한국타이어는 전기모터의 고출력과 강력한 초기 가속력을 손실 없이 노면에 전달하기 위해 타이어가 미끄러진 현상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했다. 동시에 침엽수에서 추출한 레진과 식물성 오일이 첨가된 컴파운드를 적용, 접지력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도움을 주는 기술 등도 조기에 확보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 운전자 다수는 주행거리가 더 늘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전비를 높이는 기술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