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이어 화이자 백신 접종도 시작됐다. 첫 대상은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300명.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으로 개발한 첫 백신이어서 부작용 우려가 있었지만 별다른 이상 반응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이 순항하고 있는 데다 ‘K주사기’ 덕분에 백신 한 병당 접종 가능 인원이 늘어날 수 있는 점을 들어 전체적인 접종 일정이 빨라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1분기 접종 대상자 중 6% 완료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틀째인 지난 27일까지 주사를 맞은 사람은 2만322명으로 집계됐다. 화이자 백신보다 하루 빨리 시작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인원이 2만22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화이자 백신은 27일 국립중앙의료원 종사자 199명과 수도권 병원 종사자 101명 등 모두 300명이 맞았다. 이날에는 200여 명이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계획한 1차 접종 대상자가 36만5000명인 만큼 6% 정도가 접종을 완료한 셈이다.
자체 접종이 가능한 요양병원에선 1차 대상자 20만2469명 중 1만5401명이 주사를 맞았다. 접종률은 7.6%. 방문 접종이 필요한 요양시설의 접종률은 이보다 낮은 4.3%(4608명)에 그쳤다. 요양병원은 3월 5일까지, 요양시설은 3월 말까지 1차 접종을 완료한다.
화이자 백신 접종자 수는 오는 8일부터 확 늘어난다. 접종 가능 기관이 82곳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일까지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의료 종사자 5만5000명)을 완료할 계획이다.
2만 명 넘게 접종했지만 별다른 이상 반응은 없었다. 보고된 112건의 이상 반응 사례 모두 예방 접종 후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두통, 발열, 메스꺼움 등 경증 사례였다. ‘K주사기의 힘’…접종 일정 빨라지나의료계 안팎에서는 전체적인 백신 접종 일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신아양행, 두원메디텍 등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를 이용하면 현재 확보한 백신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주사를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주사기는 피스톤과 바늘 사이의 공간을 최소화해 투약 후 남는 백신이 거의 없도록 한 제품이다. 일반 주사기를 사용할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한 병당 10명, 화이자 백신은 6명 접종 분량이 나온다. LDS 주사기를 사용하면 이 숫자가 각각 11~12명, 7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LDS 주사기를 쓸 경우 화이자 백신 한 병당 접종 권고 인원은 6명이지만 실제로는 7명까지 접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정부는 ‘한 병당 7명 접종’으로 기준을 변경하지는 않되 현장의 판단에 따라 7명 접종도 허용하기로 했다. 의료계 일각에서 “전반적인 접종 일정이 당겨지면서 집단면역 형성 시점이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비치는 이유다. 확진자 300명대…변수는 ‘뉴욕’ 변이백신 접종은 시작됐지만 신규 확진자 수는 잡히지 않았다. 지난 27일 확진자 수는 356명. 20일 확진자 수가 400명대로 떨어진 이후 300~500명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출몰하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미국 뉴욕발(發) 변이 바이러스(B.1.526)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이 바이러스는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처럼 백신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기준으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내국인은 총 142명(영국 변이 122건, 남아공 변이 14건, 브라질 변이 6건)이다.
보건당국은 변이 바이러스 분석기관을 2곳에서 8곳으로 확대하고, 변이 바이러스 진단기술 및 백신 관련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해외로부터 들어올 수 있는 변이 균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