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美에 맞서는 투자 말라…지금은 채권 멀리할 때"

입력 2021-02-28 17:51
수정 2021-03-30 00:02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이 “미국에 맞서 투자하지 말라”며 미국 경제에 대한 장기 낙관론을 고수했다.

27일(현지시간) 버핏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에서 “미국은 때때로 심각한 난관을 거쳤으나 경탄이 나올 만한 경제 발전을 이뤘고, 232년 역사에서 성공 이야기가 넘쳐난다”며 “미국의 성장에 반대되는 투자를 하지 말라는 게 우리의 확고한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벅셔해서웨이는 미국에서 부동산, 공장, 설비 등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라며 “미국이 더 성장할 것을 믿는다”고 자신했다. 벅셔해서웨이가 보유한 미국 내 고정자산 규모는 감가상각 후 원가 기준 1540억달러(약 173조원)에 달한다.

버핏 회장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요즘은 채권에 투자할 때가 아니다”고 조언했다. 그는 “세계 채권 투자자들은 암울한 미래에 직면한 상태”라며 “독일과 일본에선 채권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1981년 9월 15.8%이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작년 말 0.93%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지난주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서 주식시장이 휘청이는 와중에도 버핏 회장은 채권을 멀리하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버핏 회장은 서한에서 “벅셔해서웨이, BNSF, 애플이 각각 벅셔해서웨이의 상위 3대 보유 종목”이라고 밝혔다. BNSF는 벅셔해서웨이가 2010년 인수한 미국 철도기업이다. 벅셔해서웨이는 2016년부터 애플에 투자했고 이후 2년간 주식을 매집했다. 벅셔해서웨이가 애플에 투자한 금액은 311억달러(약 35조원)였으며 이후 애플 주식 가치가 급등하면서 평가액이 1200억달러(약 135조원)로 높아졌다.

버핏 회장은 “작년에 벅셔해서웨이는 보유했던 애플 주식 일부를 매도해 110억달러(약 12조원)를 챙겼다”며 “이후 애플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벅셔해서웨이의 애플 보유 지분율은 5.4% 수준으로 오히려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버핏 회장은 작년 벅셔해서웨이가 사상 최대인 247억달러(약 27조812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