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학가는 올해 1학기도 ‘비대면 수업’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비대면 수업에 지친 학생들은 추가적인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학들은 수입 감소로 난색을 보이는 상황이 지난해에 이어 재연되고 있다.
28일 각 대학에 따르면 서울 지역 다수 대학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1학기 수업 일부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오는 15일까지 일부 수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업을 비대면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는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연세대는 1학기 이론과 실습 구분 없이 모든 수업을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대면 수업은 코로나19 상황이 현저히 개선될 시 실험·실습·실기 과목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할 예정이다. 중앙대는 1학기 전반기 8주간 전 수업을 비대면으로 운영한다. 실험·실습 수업의 경우 대학장이 승인해야 대면 수업이 가능하다. 경희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계없이 정원이 20명을 초과하는 모든 이론 강의는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대면 강의는 20명 이하 강의만 연다.
비대면 수업이 장기화되자 학생들은 ‘교육권 보장’을 내세워 추가적인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학기 다수 학교들이 특별장학금 명목으로 등록금 반환을 했지만, 2학기 역시 비대면 수업이 이어진 만큼 추가 반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초 중앙대는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가 잇따르자 특별장학금으로 쓸 수 있는 재원이 7억8000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특별장학금으로 지급한 38억3000만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중앙대 총학생회는 추가적인 재원 마련을 요구했으나 학교 측은 “재정 상황이 어렵다”며 현행 지급안을 유지하기로 했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선별지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연세대의 경우 2학기 등록생 중 한국장학재단 소득분위 4∼8분위 학생들에게 1인당 15만원의 지원금을 준다. 고려대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600명에게 등록금의 10%(약 42만원), 500~1000명에게 1인당 100만~200만원 생활비를 ‘재난극복 특별장학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교육계에서는 올해도 등록금 반환을 놓고 학생과 학교 사이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재난 상황에서 학사 운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등록금을 감면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이 개정됐지만 강제성은 없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