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상장 주관사 선정 임박…'기업가치 6조' 인정 받을까

입력 2021-02-28 17:00
수정 2021-03-01 00:23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에 나선 현대중공업의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가 막바지 단계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4~25일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조만간 2~3곳의 주관사를 확정해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의 모회사는 지분 100%를 가진 한국조선해양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한 뒤 현대중공업을 물적분할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쪼갰다. 과거 상장된 현대중공업은 현재 한국조선해양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번에 상장을 추진하는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의 100% 비상장 자회사로서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대우조선해양(인수 완료 시) 등과는 ‘형제’ 관계다. 현대중공업은 조달한 자금을 수소·암모니아를 연료로 이용하는 친환경 선박, 자율운항 선박 개발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이 5조~6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원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상장 추진 계획을 처음으로 밝힐 당시 20%의 신주를 발행해 1조원을 조달할 방침이라고 언급해서다. 현재 현대중공업의 발행주식 수는 7077만3116주인데, 이 중 20%인 약 1400만 주를 새로 발행한다고 가정하면 몸값은 6조원 수준이 된다.

다만 이 수준으로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건설사, 조선사 같은 유형자산을 많이 보유한 제조업종 회사는 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통해 기업가치를 매긴다. 현대중공업의 순자산(5조6229억원)을 고려하면 6조원의 몸값이 나오기 위해서는 최소 1.06배 이상의 PBR을 적용해야 한다. 동종 업계 삼성중공업의 PBR은 0.89배, 대우조선해양은 0.68배에 그친다. 공모가 선정 과정에서 할인율이 적용되는 것까지 감안하면 더욱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 6조315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67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신규 수주 규모는 47억달러(약 5조3000억원) 규모로 전년(78억달러) 대비 40%가량 줄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고 업황이 개선되면서 지난해보다는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