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을 갱신할 때 보험료가 50% 이상 오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나이가 많거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기존 상품을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연맹은 26일 “갱신보험료 ‘인상폭탄’이 떨어지고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4세대 실손보험이 오는 7월 출시되지만 보험갈아타기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2009년 9월 이전에 판매한 ‘구형 실손의료(1세대)’ 보험은 자기부담금이 전혀없이 해외 치료비까지 부장을 해주는 등 보장범위가 가장 넓다”며 “실손보험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혜택을 고려한다면 오래된 상품일 수록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2세대 실손보험(표준화 실손·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은 본인이 낸 치료비의 10~20%를 가입자가 부담하며 3세대 실손(신실손) 보험의 자기부담률은 20~30%다. 4세대 실손보험(자기부담금 30%)은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로 보험금을 따지 않았다면 이듬해 보험료가 5% 할인되지만 비급여 보험금이 300만원을 넘으면 보험료가 네 배로 오른다.
금융위원회가 사례로 제시한 40세 남자 실손보험료(손해보험 4개사 평균)에 따르면 지난해 1세대는 3만6679원, 2세대는 2만710원, 3세대는 1만2184원이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유병력자와 노약자는 갱신보험료가 부담이 되더라도 그대로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며 “4세대 실손으로 갈아타더라도 가입가능 여부가 확실해진 다음에 움직여야 실손보험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