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현장 방문한 文 "대통령은 언제 기회 줍니까?"

입력 2021-02-26 14:47
수정 2021-02-26 15:02

“역사적인 1호 접종이신데, 접종하는 것 좀 지켜봐도 되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서울 마포구 보건소에서 코로나19 첫 예방접종이 이뤄지는 모습을 참관했다. 첫 접종자인 김윤태 푸르메 넥슨어린이재활병원장은 “영광입니다”라고 답했다.

정부의 '코로나19 예방접종 2~3월 시행계획'에 따라 전국 65세미만 요양병원·요양시설·정신요양·재활시설 종사자와 입원·입소자를 대상으로 이날 9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마포구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으로부터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등의 예방접종 실시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오상철 마포구 보건소장으로부터 마포구 예방접종 계획에 대해서도 브리핑을 받았다. 이어 예방 접종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국내 예방접종 참관자리는 내내 화기애애했다. 김 병원장이 “안 아프게 놔주세요”라고 부탁하자 문 대통령은 “아니, 의사선생님인데 주사를”이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1호 접종자를 기다리면서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이번에 접종을 한다는 말에 “대통령에게는 언제 기회를 줍니까?”라고 물어 좌중의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정 청장은 "순서가 좀 늦게 오시기를"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이 불안한 상황이 오지 않길 바란다는 뜻으로 보시면 될 것 같다"며 "안심하고 맞게되는 상황이 오면 대통령이 먼저 솔선수범할 필요가 없으니 자연히 순서가 밀리지 않겠느냐는 뜻의 문답"이라고 설명했다.

백신에 대한 우려를 낮추기 위한 질문도 이어갔다. 의사인 1호 접종자에게 문 대통령은 “일반 국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의사로서 한마디 해달라”고 했다. 또 “일반 독감 백신 접종과 다른 점이 있냐”며 부작용에 대한 질문도 쏟아냈다.

이어 "당분간은 이렇게 먼저 접종하시는 분들이 이상이 없는지 이런 것들이 굉장히 국민들로부터 관심사가 될 것"이라며 "이상이 없으시길 바라고, 또 백신이 아주 안전하다는 것을, 그래서 국민들이 전혀 불안해하실 필요없이 빨리 많이 맞으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알려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백신 접종에 따른 기대도 표현했다. 2호 접종자인 이정선 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 작업치료사에게 “전 종사자들이 다 접종 완료가 되고 나면 돌보고 계시는 어르신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고 더 이렇게 잘 보살필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 작업치료사는 면역이 생겨 입원 환자들의 면회가 가능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