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25일(16:3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매년 대체투자 집행 부진을 지적 받아왔던 국민연금이 작년 한해 해외 대체투자 부문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23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약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팬데믹 국면에서 적극적인 투자 확대로 안정적인 수입 기반을 만들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020년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이 2019년 말 대비 97조 1000억원 증가한 833조 7000억원에 이르렀다고 25일 발표했다. 이 가운데 기금운용으로 얻은 수익금은 72조 1000억원, 수익률은 9.7%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이 얻은 수익은 국내 주식시장 최상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36조원)의 두 배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초 코로나 대유행으로 국내외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을 때 저가 매집한 주식이 연말까지 크게 오르며 큰 수익을 냈다. 단기자금 운영을 제외한 국민연금의 금융부문 수익률은 9.72%를 기록했다. 자산군별 명목 수익률은 △국내주식 34.89% △해외주식 10.76% △국내채권 1.74% △해외채권은 -1.61% △대체투자 2.38%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은 국내외 주식, 채권 등 각 자산군에서 모두 벤치마크(BM)대비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의 운용 성과가 시장 평균을 앞섰다는 의미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해외투자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연초대비 6.0%가량 하락하면서 원화표시 수익률이 낮게 나타났다"며 "해외투자를 달러화 기준으로 평가하면 더 양호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고질적인 투자 부진을 겪어온 대체투자 분야에선 해외 대체투자 부문에서 23조원을 신규 약정하는 등 성과를 냈다. 현재 전체 대체투자 집행 규모(90조원)의 25%에 육박하는 규모다. 국민연금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안정적 수익 확보를 위해 2024년까지 전략적으로 대체투자 비중을 15%까지 늘려나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기금 규모만큼 대체투자를 늘리지 못해 10년 가까이 10%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전체 기금자산 중 대체투자의 비중은 10.9%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투자건이 정해지는대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약정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는 것이 국민연금의 설명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네덜란드연기금(APG), 알리안츠 등과 공동투자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쉽을 맺고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우량 부동산 및 인프라 자산에 투자해오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우수한 운용사들과 협력해 앞으로의 시장 환경에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가져다줄 수 있는 자산들을 물색하고 있다"며 "좋은 투자 건이 확보되면 곧바로 투자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