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도 이달들어 17% 상승…신세계의 주가 반전

입력 2021-02-25 15:43
수정 2021-02-25 15:50

신세계그룹의 백화점과 면세점, 의류사업을 총괄하는 신세계의 주가가 이달들어 강세다. 경기재개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대면소비주를 선호하는 시장 분위기가 이어지자 지난해 부진한 신세계가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개선) 대표주’로 여겨지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신세계는 1.67% 오른 27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들어 주가상승률이 17.34%에 달한다. 지난 24일에는 장중에 52주 최고가(28만3000원)을 경신했다. 이달들어 기관은 신세계 주식 99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을 이끌었다.

신세계는 지난해 2011년 이마트와의 법인 분리 이후 최초로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46%, 81.11% 급감했다. 신세계는 작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백화점(매출 비중 34.2%), 패션(27.6%) 면세점(36.2%) 등 철저히 오프란인 유통업 기반의 사업 구조를 갖췄는데, 이들이 모두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소비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주가도 지난해 연간 단위로 17.12% 하락하며 같은 기간 30.75% 오른 코스피지수를 크게 밑돌았다.

시장 분위기가 바뀐건 4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이달부터다. 작년 3분기에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신세계가 올해도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관 매수세가 몰렸다. 신세계가 지난 8일 전분기 대비 309.12% 개선된 4분기 영업이익(1031억원)을 발표하자 예상은 확신으로 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작년보다 313.03% 늘어난 3651억원이다. 새해들어 백화점의 매출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지난 1달 사이 컨센서스가 6.62% 상향되는 등 전망치 추세도 우호적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부진 덕분에 올해는 매 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며, 이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돋보인다”며 “여기에 신세계는 그룹 이커머스 계열사인 쓱닷컴 지분 26.8%를 보유중인데, 쓱닷컴 경쟁자인 쿠팡이 미국에서 거액에 상장을 추진하면서 신세계가 보유한 쓱닷컴 지분가치도 재평가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달들어 여의도 16개 증권사가 제시한 신세계의 평균 목표주가는 31만3437원으로, 25일 종가 대비 14.39%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이들이 제시한 12개월 선행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13.1배로, 유통업종 평균(30.6배)보다 저평가됐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