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이 30년간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계획 아래 올해 4800만 그루를 심고 72만5000t가량의 탄소 감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첨단기술과 보건의료를 연계한 스마트 산림복지시설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산림재해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디지털·비대면 기술도 산림 분야에 도입하기로 했다.
탄소중립 이행을 골자로 한국판 뉴딜정책을 이끌고 있는 박종호 산림청장(사진)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30년간 국내 27억 그루, 북한 3억 그루의 나무를 심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규 산림 탄소흡수원 확충을 위해 도시 숲을 확대하고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REDD+) 시범사업도 확대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청장은 “숲과 나무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최적의 자연친화적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은 산림을 빠르고 부작용 없이 효과를 지속할 수 있으며, 비용대비 효과성이 높은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 명시했다. 지난해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는 ‘1조 그루 나무심기’가 세계 각국의 주요 아젠다로 제안돼 확산 중이다. 미국은 ‘1조 그루 나무심기 법률안’을 발의했고 캐나다도 10년간 20억 그루 나무심기를 발표했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국가 주요 미래전략에 핵심 탄소흡수원으로서 ‘산림’의 기능을 증진할 것을 명시했다.
박 청장은 “‘베고-쓰고-심고-가꾸는’ 산림자원의 선순환으로 산림의 탄소흡수·저장 능력을 증진하겠다”고 밝혔다. 산림의 노령화로 탄소흡수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 산림의 탄소흡수량은 연간 4560만t으로 국가 총배출량의 6.3%를 상쇄했다. 2050년에는 흡수량이 현재의 30% 수준인 연간 1400만t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림의 노령화(6영급 이상) 비율은 지난해 10%에서 2030년 33%, 2050년에는 72%에 달해 벌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는 “탄소흡수원 확충을 위해 신규로 산림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도시숲·정원 등 생활권 숲 조성을 확대하고 한계농지, 하천변 등 유휴토지에도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섬 지역 산림관리를 강화하고 복원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공공건축물 목재 이용 촉진을 위한 법적 기반을 내년까지 마련해 2030년 국내 재생에너지의 6%를 산림바이오매스에서 담당하도록 전개 중이다. 박 청장은 “산주·임업인, 각계 전문가, 현장, 국민 의견 등을 통해 하반기 전략안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올해 경제림 조림에도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산림청은 올해 약 2만여㏊에 5만 그루의 돈되는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경제림육성단지 중심으로 낙엽송, 편백, 소나무 등을 대표 수종으로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난대수종의 북상으로 테다소나무, 스트로브잣나무 등 도입 수종과 탄소흡수능력이 우수한 백합나무, 상수리나무 등 활엽수 조림도 늘려 기후변화에 대응할 방침이다.
박 청장은 “목재제품 수출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했다”고 했다. 목재, 목제품 수출유망 상품 및 잠재력 있는 수출업체를 발굴하고 비대면 수출을 위한 해외진출 홍보용 콘텐츠 제작도 지원해주기로 했다. 박 청장은 “한국판 뉴딜과 연계한 K포레스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경제구조의 고도화, 지역일자리 창출 및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시너지효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