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불투명해진 타이거 우즈…경찰이 추정한 사고 원인은?

입력 2021-02-25 08:16
수정 2021-03-26 00:03

차량 전복 사고로 다리를 다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다시 걸을 수 있기까지 수 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미국 경찰이 "불행한 사고였다"며 형사 범죄가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알렉스 비야누에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보안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은 순전히 사고"라며 "사고는 죄가 아니다. 불행하게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어떠한 (형사 범죄) 혐의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난폭 운전 등의 경범죄 혐의도 적용할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과속이나 부주의 등 사고 당시 우즈의 과실이 있을 수 있지만, 난폭운전이나 경범죄 수준의 혐의가 적용되진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앞서 경찰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즈가 술을 마시거나 약물을 복용한 증거가 없다면서 내리막길 곡선 구간의 과속을 사고의 한 원인으로 추정했다.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통해 우즈의 차량 속도, 지형, 도로에 파편이나 동물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직후 우즈의 부상이 워낙 심각한 탓에 음주 측정 등을 하진 않았다. 경찰은 우즈의 운전 부주의나 처방 약 등이 사고에 미쳤을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휴대폰 통화 기록과 병원 진단 내용 등을 살펴볼 예정이긴 하지만, 사고 당시 우즈가 음주나 약물을 복용한 증거는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현장 최초 대응자인 카를로스 곤잘레스 보안관보는 사고 당시 "우즈는 정신이 또렷했고 술 냄새가 나지 않았으며, 약물이나 마약을 복용했다는 징후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비야누에바 보안관 역시 "우리는 유명인 여부에 상관없이 법에 따라 책임을 묻지만, 형사 범죄 혐의에 대한 증거는 없었다"고 전했다.

우즈는 전날 오전 7시12분께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V80'를 운전하다가 내리막길에서 차량 전복사고를 당했다. 두 다리를 심하게 다친 우즈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우즈는 오른쪽 정강이뼈와 종아리뼈 여러 곳에 복합 골절상을 입었고 발목 역시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지점은 커브길에 내리막이어서 과속으로 인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인데, 우즈의 차량은 중앙분리대를 지나 반대편 두 개 차선을 가로질러 연석과 나무를 들이받고는 도로를 벗어나 여러 번 굴렀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전날 밤 늦게 우즈의 트위터에는 그의 건강 상태를 알리는 공식 성명이 올라왔다. 수술을 마친 우즈가 깨어 있고 반응을 하며 병실에서 회복 중이라는 소식이었다. 다만 우즈가 다시 걷게 되려면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각에선 우즈가 다시 골프 선수로 활동할 수 있을지 불투명할정도라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 플로리다주 보카러톤의 정형외과 전문의 조지프 푸리타 박사는 UPI통신과 인터뷰에서 "정말 회복 속도가 빨라도 6개월은 소요될 것"이라며 "아무리 빨라도 2022년에나 다시 경기에 나올 수 있는데 만일 그렇게 된다고 해도 엄청난 일"이라고 전망했다.

척추와 목 부위 전문 라헐 샤 박사는 "우즈의 상처가 아무는 데 몇 주 걸릴 것이고, 스스로 일어서는 데도 몇 개월이 예상된다"며 "골프를 다시 하는 상황을 말하기에는 좀 먼 이야기"라고 했다. 특히 이번 사고처럼 다리뼈들이 피부에도 상처를 낸 경우 회복에 더 시일이 걸린다는 얘기다.

조지프 패터슨 박서던캘리포니아대 정형외과 전문의 박사는 AP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뼈가 피부 밖으로 노출된 경우 조직 감염 위험성이 커진다"며 "감염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2018년 우즈와 비슷한 사고를 당했던 미국프로풋볼(NFL) 워싱턴의 쿼터백 알렉스는 사고 여파로 17차례나 수술을 받고 회복에만 2년이 넘게 걸렸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