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의 무덤’이 됐던 게임용품 유통업체 게임스톱 주가가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100% 넘게 폭등했다. 전날 짐 벨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다음달 26일 사임할 것이란 발표가 있었을 뿐이어서,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적 매수세가 유입됐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CNBC의 유명 주식 프로그램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는 “공매도 세력의 허를 찌른 기습 작전의 성공”이라고 했다.
게임스톱 주가는 이날 46.74달러(103.94%) 급등한 91.7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개장 이후에도 별 다른 움직임이 없던 게임스톱 주가는 오후 3시께부터 매수 잔량이 쌓이며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단기 폭등하자 마감 시간을 30여분 남긴 채 거래 중단 조치가 취해졌다.
이 회사 주가는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선 더 뛰어 한때 주당 197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고가 기준으로 하루 상승률이 4~5배에 달한 것이다.
게임스톱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2019년 6월부터 게임스톱의 부사장 겸 CFO를 맡아왔던 짐 벨이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배경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외신에 따르면 벨은 게임스톱의 온라인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라이언 코헨 추이 공동 창업자에 의해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고 한다.
게임스톱은 세계 최대 게임 관련 유통업체로,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 5500여 곳의 소매점을 두고 있다. 최근 공매도 세력에 반기를 든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집에 나서면서 주가가 최고 483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40달러대로 추락했다.
공매도 논란이 있었던 또 다른 종목인 극장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 주가도 이날 18% 넘게 급등했다.
유명 투자자이기도 한 짐 크레이머는 자신의 트윗에 “(게임스톱의 주가 급등은) 지금까지 본 사례 중 가장 놀라운 기습 작전”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이) 일거에 대량 구매하면서 공매도 세력의 허를 찔렀다”고 썼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