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와중에…인터파크투어, 2시간 만에 30억원어치 여행상품 '완판'

입력 2021-02-24 17:02
수정 2021-03-04 18:22
온라인여행사(OTA) 인터파크투어가 베트남과 필리핀 해외여행 상품을 선(先)판매 방식으로 팔아 한 달 만에 30억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시장이 멈춰선 지 1년여 만이다.

인터파크투어는 지난달 22일 베트남 다낭·푸꾸옥에 이어 지난 21일 필리핀 보라카이·보홀 숙박상품(3박)을 롯데홈쇼핑을 통해 선보였다. 5성급의 고급 호텔·리조트 숙박료를 40% 낮춘 상품 가격은 베트남 28만9000원, 필리핀 39만5000원. 더 싼 가격의 상품이 있으면 전액 환불·보상하는 최저가 보장 조건을 더했다. 여행은 해외여행 재개 시점부터 1년 이내에만 가면 된다.

첫 상품인 다낭·푸꾸옥 상품은 방송 시간대가 심야(밤 11시50분)인데도 5000건의 예약이 몰렸다.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방송 중 ‘레드사인(주문 콜 폭주 비상신호)’이 켜지기도 했다. 인터파크투어는 70분의 방송으로 총 15억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보라카이·보홀 상품은 베트남 상품보다 비쌌지만 팔려나간 속도는 더 빨랐다. 오후 6시35분부터 55분간 접수한 주문은 3300건. 방송 3일 전 ‘인터파크TV’ 라이브커머스에서 접수한 200건을 더하면 총 3500건, 금액으로는 14억원어치가 팔렸다.

인터파크투어는 실제 여행을 떠날 때 추가되는 항공료와 현지에서의 액티비티 비용 등을 포함하면 두 상품을 통한 판매 실적은 최대 200억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성룡 인터파크투어 단거리상품팀장은 “접수한 8500건의 주문은 일부 예약금만 낸 것이 아니라 전액 결제를 마친 것”이라며 “‘코로나 보릿고개’ 와중에 올린 30억원의 실적도 의미 있지만 최대 네 명까지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어서 평균 세 명으로 치면 2만5000여 명의 미래 고객을 확보했다는 점이 더 큰 성과”라고 말했다.

파격적 할인가 외에 ‘예약 취소’ ‘타인 양도’ ‘상품 변경’ 등 금지 조항을 과감히 없앤 ‘3무(無) 전략’도 주효했다. 이번에 판매된 상품은 한 달 이내 취소하면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고, 필요하면 국내 숙박으로 상품을 변경할 수도 있다. 신윤섭 인터파크투어 여행사업부 과장은 “지난해 갑작스럽게 터진 코로나 사태로 여행·항공사와 위약금 갈등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금지 조항을 풀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채널을 TV 홈쇼핑으로 선택한 것도 흥행 성공 요인 중 하나다. 거리두기 시행으로 이동 및 모임이 줄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고, 랜선여행 등 영상이 여행 소비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떠오른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양승호 인터파크투어 상무는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휴양지 위주로 다양한 선판매 상품을 준비 중”이라며 “다음달엔 세 번째로 베트남 빈펄 숙박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