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창업 기업이 150만 개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업이나 부동산임대사업자 등 특정 분야의 창업이 급증했을 뿐 제조업, 숙박·음식점 등의 창업은 급감해 업종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0년 창업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창업 기업은 148만4667개로, 전년(128만5259개)보다 15.5% 증가했다. 이는 주로 부동산 임대사업자 등록의무화 제도 시행에 따른 것으로 부동산업 창업 증가를 제외한 증가율은 4.4%에 그쳤다. 전체 창업 기업의 3분의 1가량(29.5%)인 43만7853개가 부동산 임대사업 및 중개업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시장이 확대되면서 온라인쇼핑 등 도·소매업도 17%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숙박·음식점을 비롯해 제조, 예술, 교육서비스업 등의 창업은 급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숙박·음식업은 10%, 학원 등 교육업은 8.9%, 예술·여가업은 3.5% 감소했다. 제조업 역시 4.6% 줄어들어 2017년 이후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체 창업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기존 4%대에서 3%대로 떨어졌다. 각종 규제로 공장을 가동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면서 창업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노령층과 20~30대 청년층의 창업이 각각 전년 대비 38.1%, 11.4% 급증했다. 취업이 어려워지자 창업 시장으로 몰리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경영컨설팅 등 전문·과학·기술 분야 창업은 60세 이상 증가율이 31.7%로 가장 컸다. 디지털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되며 소프트웨어 개발, 영상 제작,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정보통신 분야의 창업도 30세 미만에서 30.9%, 60세 이상에서 46.5% 증가세를 보였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