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세가 최근 요동치는 원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급증에 따른 반작용이라는 평가와 필요한 조정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제기됐다.
영국의 암호화폐 전문 투자자인 글렌 굿맨은 23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선물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사기 위해 거액을 빌린 결과 대출금리가 지난 20일 기준 연 144%까지 급등했다”고 말했다. 금리 부담을 견디지 못한 일부 투자자가 대출을 갚기 위해 비트코인을 투매한 결과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캐시 우드 아크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시세 하락에 대해 ‘건전한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비트코인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이라는 게 일방적으로 올라갈 수만 없는 만큼 이 대목에서 건강한 조정을 보이고 있다는 게 오히려 더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우드 CEO는 미 전기자동차기업 테슬라를 비롯한 혁신기업 투자를 통해 고수익률을 내면서 세계적으로 수많은 추종자를 거느린 스타 투자자다.
암호화폐의 적정 가치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스퀘어는 지난해 비트코인 투자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스퀘어는 지난해 4분기 비트코인 3318개를 매입해 보유 중이라고 전했다. 스퀘어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이미 비트코인 4709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스퀘어 전체 자산 중 5%가 비트코인이다. 스퀘어를 창업한 잭 도시 트위터 CEO가 암호화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이 투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스퀘어 외에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담은 기업은 테슬라와 정보기술(IT)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매입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