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해외 골프여행이 사실상 막힌 가운데 국내 골프 인구가 증가하면서 골프장 가격이 치솟고 있다. 대다수 골프장이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면서 골프장 개발사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장의 매매거래액은 1조218억원으로 집계됐다. 처음으로 국내 골프장 인수합병(M&A) 시장이 1조원을 넘어섰다. 2018년(7674억원)에 비해 33.2% 증가했고 2015년(1625억원)의 여섯 배를 넘는 수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골프장 이용자 급증으로 수익성이 좋아졌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뒤에도 수익성이 유지될 것”이라며 “공실이 있는 오피스빌딩과 유통시설보다 운영 수익도 높고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전체 매각금액을 홀 수로 나눈 ‘홀당 매입가격’도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2016년까지 골프장은 홀당 40억원 선에도 팔리지 않았다. 그러나 골프장에 유동자금이 몰리며 4년 만에 두 배 수준이 됐다. 올해 경기 여주 스카이밸리CC는 홀당 약 72억원, 지난해 클럽모우CC는 홀당 약 68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매각된 이천 사우스스프링스(사진)는 홀당 95억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조만간 홀당 100억원을 넘어서는 거래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골프장 운영 수익률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정KPMG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35.7%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영남권 대중 골프장 이익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39.8%에 달했다. 골프장 연평균 매출도 2007년 2조81128억원에서 2018년 4조2746억원으로 급증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연구소 소장은 “2010년대 골프장이 구조조정기를 거친 뒤 수익성 낮은 회원제 골프장들이 대중제로 전환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외곽과 지방에도 골프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골프 인구가 전국적으로 늘어난 데다 전국 교통망이 개선되고 있어서다. 지방자치단체도 관광 수요를 늘리기 위해 골프장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노준택 노가E&G 대표는 “인천 영종, 부산, 대구, 세종 인근으로 골프장 개발이 활발하다”며 “코스와 시설 면에서 기존 골프장과 차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