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3071개. 인스타그램에 ‘#바우젠전해수기’를 쳤을 때 뜨는 게시글 수다. 대부분 일반 소비자가 올린 사용기다. 생활용품기업 청담코퍼레이션은 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한 SNS 마케팅을 적극 활용한 덕에 설립 3년 만에 매출 240억원을 달성했다. SNS 마케팅으로 ‘대박’
청담코퍼레이션을 세운 서동현 대표(사진)는 원래 여성 가방 제조기업 ‘에스엔케이글로벌’ 창업자였다. 2010년부터 8년간 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여성 소비자의 취향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 에스엔케이글로벌이 연매출 300억원의 기업으로 성장했을 때 서 대표는 새로운 도전을 생각했다. 여성 소비자를 위한 생활용품 사업이었다. 그가 주목한 건 친환경 생리대. 2017년 ‘청담소녀’라는 이름으로 식물성 섬유 생리대를 출시했다. 아직 유기농 생리대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귀여운 콘셉트의 친환경 생리대는 많은 여성에게 선택받았다. SNS 이용 후기만으로 월 최대 7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가능성을 본 서 대표는 에스엔케이글로벌 지분을 정리하고 2018년 7월 ‘청담코퍼레이션’이라는 미디어커머스 회사를 차렸다. 청담코퍼레이션의 전략은 간단했다. 시장 수요를 분석하고, 그에 걸맞은 제품을 기획한 뒤 SNS 마케팅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서 대표는 기기 안에 수돗물을 넣고 일정 시간 가동하면 살균·탈취수를 얻는 전해수기를 기획했다. 2018년 당시 국내에서 전해수기는 생소한 가전이었다. 그는 “일본이나 서구권에서는 널리 판매되는 제품이지만, 국내 시장엔 거의 없다시피 했다”고 했다. 그는 위생가전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반려동물 가구나 주부를 겨냥해 이 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한 중소기업과 협약해 개발을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렇게 선보인 바우젠 전해수기는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빠르게 알려졌다. 청담코퍼레이션은 바우젠 실제 사용 과정을 담은 몇 가지 동영상·사진을 SNS에 올렸고, 이는 직관적인 콘텐츠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바우젠 전해수기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면서 청담코퍼레이션은 2019년 18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설립한 지 1년6개월 만의 일이다.
코로나19로 커진 위생시장 공략상당수 기업에 위기로 다가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는 오히려 청담코퍼레이션 성장의 기폭제가 됐다. 간편한 방식으로 살균·탈취수를 만드는 전해수기가 ‘코로나19 가전’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그 덕분에 이 회사 매출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더 늘었다.
위생가전 시장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인지한 서 대표는 지난해 11월 또 다른 관련 상품을 내놓았다. 초미세 기포로 세정력과 보습력을 높인 프리미엄 샤워필터 ‘루루벨’이다. 지난 15년간 마이크로버블(초미세기포)만 연구한 중소기업과 협업해 출시한 제품이다. 아직 본격적인 마케팅 전인데도 월 2억~3억원가량의 매출을 내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서 대표는 “앞으로도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더욱 다양한 생활용품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