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부펀드, 5년 내에 규모 두 배로 늘린다" [선한결의 중동은지금]

입력 2021-02-24 12:43
수정 2021-03-26 00:03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국부펀드(PIF) 규모를 5년 내에 두 배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국부펀드 규모를 키워 원유에 의존해온 사우디 경제를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국영 TV 연설에서 "사우디 PIF 자산을 2025년까지 두 배로 늘릴 것"이라며 "PIF 규모를 4조리얄(약 1180조원)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PIF 이사회 의장이다.

그는 "이번 계획을 통해 PIF가 2025년까지 180만개의 직간접 일자리를 창출할 전망"이라며 "사우디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2025년까지 사우디 경제에 매년 최소 1500억리얄(약 44조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어 "향후 10년간 사우디 PIF를 통해 3조리얄(약 888조원)을 새로운 부문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사우디 경제다각화를 이루겠다"고 했다. PIF를 통해 2025년 말께엔 비석유 국내총생산(GDP) 1조2000억리얄(약 355조원)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모니카 말리크 아부다비 상업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경제 개발은 PIF가 주도할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며 "그러나 경제 개발 계획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외부에서 들어오는 외국인 투자 자금도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사우디는 그간 석유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추면서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방법을 모색해왔다. 이 과정에서 2015년 1500억달러(약 166조6050억원) 규모였던 사우디 PIF는 작년 4000억달러(약 444조 28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사우디 PIF는 공유차량업체 우버 지분을 대거 인수하고, 소프트뱅크와 함께 비전펀드를 조성해 지분 45%를 가지고 있다.

사우디의 원유 경제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원유 수출은 사우디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알 라지 캐피털의 마젠 알 수다이리 리서치본부장은 "유가가 불안한 시기에 사우디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선 사우디 국부펀드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사우디가 국부펀드를 키우면 재정을 확보하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